한국게이츠 폐업 1년···“함께 투쟁해준 동지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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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26일은 한국 게이츠가 폐업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해 6월 26일 대구 달성산업단지 한국게이츠 공장은 문을 닫았다. 금속노조 대구지부 한국게이츠지회는 이를 하루 앞둔 25일 저녁 6시 대구시청 앞 천막농성장에서 ‘한국게이츠 투쟁 1년 문화제’를 열었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19명과 그 가족들,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100여 명이 서로를 격려하며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은 25일 대구시청 앞에서 ‘한국게이츠 투쟁 1년 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는 사회자가 19명의 게이츠지회 노조원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시작했다. 이들은 ‘언제나 함께 해주신 지역의 동지들 감사합니다’는 피켓을 들고 단상에 올라, 인순이의 ‘거위의 꿈’ 노래를 부르며 마음을 전했다.

채붕석 한국게이츠 지회장은 “1년 동안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현장을 떠나면서 눈물도 많이 흘리고, 때론 숨어서 울기도 했다. 이길 수 있을 지 고민도 많이 됐다”며 “지난 1년 동안 서울, 울산, 전주 전국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다녔는데 말없이 투쟁에 함께 해준 동지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제에서 노래, 밴드, 몸짓패 공연 등과 참석자 발언 등이 이어졌다.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도 행사에 참여해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를 격려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 100여 명이 ‘한국게이츠 투쟁 1년 문화제’에 참석해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를 격려했다.

황순규 진보당 대구시당위원장은 “한국게이츠 투쟁에 동참했지만 별로 보탬이 되지 못했던 것 같아서 늘 민망하고 미안했다”며 “공장을 흑자폐업하고, 노동자를 단칼에 잘라도 돈만 잘 벌어가는 투기자본이 있는데, 무능한 정치권이 있는데 왜 우리만 미안해 해야 하나. 자본과 정치권에 책임을 지우고, 그 싸움이 외롭지 않도록 돕겠다”고 응원했다.

행사 끝무렵,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 김동건(35) 씨가 ‘시윤이와 선유 엄마’인 아내 박정주 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 씨는 “하루 아침에 폐업을 하면서 우리 가족이 감당해야 할 시련을 지켜본다는 게 너무 아팠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이지만, 지금까지 믿어줬던 당신을 생각하며 후회 없이 싸워보겠다. 돈밖에 모르는 자본과 수수방관 하는 사회를 상대로 미약하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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