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 말하지 않으면 우리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인터뷰] 차별금지법 제정 전국 순회 나선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

22:20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법 제정을 위해 전국 순회에 나섰다. 25일 대구에 온 장 의원과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대구와는 어떤 인연이 있나?
=대구 어디가서 우스개소리로 대구 장 씨라고 이야기하는데, 대구가 아무래도 탈시설에 있어서 중요하고 상징적인 변화를 많이 일으킨 곳이라서, 개인적으로는 한 살 어린 여동생이 발달장애인으로 시설 생활을 했다가, 그 탈시설을 같이 했기 때문에 시민사회들의 투쟁, 이런 부분들로 꽤 자주 대구를 왔다갔다하기도 했다.

Q. 차별금지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이 10만 넘었다. 통과 가능성은?
=국회에 발의됐던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입법에 가까운 시기인 것 같다. 제가 1년 전에 법안을 발의했고, 국민동의청원도 법안과 같은 수준에서 국회에서 다뤄지게 되고, 여당에서 평등법 발의했기 때문에 지금 6월 임시국회에서 소위 논의를 해라. 국회 법제사법위 박주민 의원 같은 경우 8월에 자기도 법안을 내겠다고 하라. 절대 다수를 가지고 있는 민주당 안에서 법사위 간사가 공언한 내용이라서 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현실적인 관측이라고 본다.

Q. 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평등법과 차이는?
=제가 만든 차별금지법은 2006년의 인권위 시안에서 비롯된 것이고, 평등법은 작년에 인권위가 갱신해서 만든 순한맛 차별금지법. 가장 큰 차이는 얼마나 법이 차별 구제에 있어서 실효성 있을까 차이. 시정 권고까지 재규정하고 있다면, 제가 발의한 것은 시정명령 단계를 뒀고,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보복 조치를 했을 때 형사처벌 규정을 저는 두고 있죠. 이 규정이 중요한 것은 고 변희수 하사의 부당한 전역 조치에 대해서 인권위가 이건 차별이고 시정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권고를 자꾸 특별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 시정명령 단계가 실효성을 위해 필요한데 이상민 의원 안에는 빠져 있다.

Q. 차별금지법을 바라는 분들을 만나고 있다.
=바뀐 분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작년에는 10만이 안 됐는데, 국민동의청원을 22일만에 달성할 수 있었던 분위기의 변화에 굉장히 고무되어 있고, 다른 차별받는 당사자들을 만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빨리 이 법이 제정돼서, 돌파구를 찾고 싶다.

저는 과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고맙다. 당신이 국회에 있었기 때문에 전선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하시는데, 버텨줘서 고맙다고 하세요. 저뿐만 아니라 여러 언론들을 통해서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항의를 받고 있는데, 분명히 저로서는 제가 바라는 것은 21대 국회에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느낀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죠.

Q. 대구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도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 지자체장으로써 차별을 금지해야 하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미 제정되어 있는 상태라면, 지금처럼 이슬람 사원 건립에 있어서는 적법하게 건립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구청 당국에서 과도하게 받아들여서 상당히 차별적인 사유로 인해 공사가 중단됐다. 차별금지법 제정되지 않아서 국가인권위 직권으로 이러한 차별적인 결정에 대해서 개입할 근거는 있다고 보고요. 이미 도입돼 있다면, 다양한 근거를 통해서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Q.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분들을 몰아세우고 싶지는 않아요. 과거를 돌아보면 150년전 쯤이다, 그때는 신분제도가 있었잖아요. 비슷한 신분끼리 애 낳고 사는 거지, 누구나 자유롭게 사랑하고 애 낳고 산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계급제도가 있다면 헌법에 위반되는 시민들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지금 당장은 낯선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조금 지나고 보면 어머 우리가 어쩜 그러고 살았지 할 수 있거든요. 나는 별로 차별받고 살고 있지 않아 라고 생각하는 분들께서는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일상에 별로 변화가 있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데 다만, 그분들께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상 속의 차별을 어떤 사람들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고졸자, 중졸자라는 이유만으로 겪고 계시는 거죠. 이분들이 여러분들이 누리고 있는 일상의 권리를 누리는 것뿐이다. 안심하셔도 좋다. 정확하게 여러분이 가진 상식에 부합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법이다.

Q. 대선을 앞두고 동료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차별금지법을 말하는 대통령은 우리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명확한 시점에서 이 싸움에 함께해주시면 좋겠다.

촬영=여종찬, 권지해PD
편집 및 인터뷰=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