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긴 공공부문 ‘1천명 해고’, 노동자들 청와대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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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1천명 해고 사태가 해를 넘기면서, 해고사업장 노동자들이 정부에 설 전 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 행진에 나선다.

지난해 공공운수노조 소속 사업장에서는 1천 여 명의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집단 해고됐다. 5월에는 아시아나케이오 청소노동자 8명이 코로나19로 정리해고 됐고, 7월에는 뉴대성자동차학원 기능강사 5명이 위장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10월에는 기업 오너의 경영실패로 이스타항공 조종사 등 직원 605명이 대량 해고됐으며, 11월에는 코레일네트웍스 철도고객센터 노동자 225명이 회사의 정년 연장 합의 불이행으로 집단 해고됐다. 12월에는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2명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5곳의 해고사업장 노동자들은 8일 오전 10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1천명의 해고 사태를 설 전에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오는 9일 오전 10시부터 사업장별 4곳의 농성 거점에서 동시 다발로 청와대 행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와 앞선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225명의 해고자를 양산했다. 이들 대부분은 55세에 직장을 찾아 들어온 사람들로, 회사 규정에 따라 70세까지 일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을 일자리 현황판에 정규직 실적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더니, 정년 연장 없는 강제적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고용(갱신)기대권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나항공 수화물 분류 및 기내 청소를 담당하는 아시아나케이오 항공기 청소노동자들은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9개월째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지부장은 “지노위에 이어 지난해 12월 8일 중노위에서도 부당해고 판정이 났다. 하지만 아직 270일째 거리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며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판정을 내려놓고도 회사의 이행강제금 부담으로 자신들이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이다. 회사는 교섭에서 부당해고 기간 동안 월급을 지급할 수 없고, 재입사 하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 심지어 1월 15일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모르쇠로 버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타항공 해고 노동자들은 회사의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일가의 배임 및 임금체불 등으로 1년 째 생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지부 지부장은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은 122억 원의 4대 보험 횡령과 581억 원의 임금체불도 모자라 대량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스타 노동자들은 일 년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 회사의 4대보험 횡령으로 노동자들은 대출마저 막혀 살아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이 차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서 “곡기를 끊어가며 정부와 집권 여당에 이상직과 경영자 등 책임자 처벌과 고용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항공산업 전체를 자본에 내맡기겠다는 것뿐이었다. 누가 이 정부를 친노동 정부라 부를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자동차운전학원지부 뉴대성운전학원 노동자 5명은 위장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이곳은 2003년 3월에도 위장폐업을 단행한 바 있으나, 당시 노동자들이 6개월간 투쟁을 벌여 위장폐업을 막아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토지주와 운영주가 고용승계 약속 없이 학원을 폐쇄했고, 현재 같은 부지에서 명의만 변경해 학원 재개원을 준비 중이다.

이정원 전국자동차운전학원지부 지부장은 “운전학원 기능강사 노동자들은 2000년도에 노조를 결성했고, 전국에 56개 지부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노조탄압을 위한 위장폐업과 부당해고 등으로 5개 지부만 남아 있다”며 “뉴대성운전학원 역시 지난 7월 위장폐업을 했다. 토지주는 해당 부지를 학원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이름만 바꾼 학원으로 재개원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학원의 감독기관인 경찰청과 고용노동부에게 위장폐업과 해고 문제 해결을 명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설 전에 공공부문 1천명 해고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현정희 위원장은 “노동부의 무능이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을 더 비통하게 만들었고, 국토부의 잘못된 지침이 코레일네트웍스 고객센터 해고자를 양산했으며, 기재부의 기고만장한 지침이 해고 및 실업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데 이들의 수장인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나”라며 “노동자들이 코로나 경제 위기에서 함께 살기 위한 방법을 얘기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고노동자들과 만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공공운수노조와 해고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는 9일 서울역과 LG트윈타워, 서울노동청, 국회농성장 등 4곳의 농성 거점에서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행진을 진행한다. 10일에는 수도권과 16개 지역별 거점에서 ‘1000인 해고 해결’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선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기사제휴=윤지연 참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