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다섯 명 중 한 명은 기초생활수급자, 빈곤율 심각

23:44

복지부가 ‘2020 장애인실태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정부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3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장애인실태조사를 한다.

‘2020 장애인실태조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전국 등록장애인 7025명에 대한 방문 면접조사로 시행됐다.

장애인 중 생계급여 수급자 19%… 전체 인구 수급률 5.3배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록 장애인은 262만 2950명(2020년 5월 기준)으로 2017년보다 4만 2610명이 늘었다.

장애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49.9%로 2017년(46.6%)보다 3.3%포인트 증가해 고령화 경향이 두드러졌다. 전체 장애인 가구 중 장애인 1인 가구 비율도 27.2%로 2017년보다 0.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학인 장애인은 2017년 10.9%에서 9.2%로 1.7%포인트 소폭 줄었다. 장애인 중 초등학교까지 마친 비율은 28.4%, 중학교 18.1%, 고등학교 29.9%로 조금씩 상승했다. 그러나 대학 이상 학력자는 2017년 15.2%에서 14.4%로 떨어졌다.

장애인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급자 비율은 19.0%로, 2017년 15.0%보다 4.0%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전체 인구 수급률 3.6%(2019년 12월 기준)에 비해 5.3배 높은 것으로, 장애인의 높은 빈곤율을 나타낸다.

장애인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고, 실제로도 가난해

경제상태를 상층 혹은 중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0.6%로 2017년보다 7.9%포인트 감소했고,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69.4%로 7.9%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인구에서는 중상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60.9%, 하층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39.1%다.

실제로 장애인 가구는 소득이 낮았고, 식‧주거 및 의료비 지출 비중이 높았다.

2019년 기준으로 장애인 가구의 평균소득은 4246만 원으로, 전국가구 평균소득 5924만 원의 71% 수준에 그쳤다. 장애인 가구는 소득분위 1~2분위에 59.8%가 분포해 저소득가구 비중이 높다.

장애인가구의 소비지출은 식‧주거비 44.6%, 기타소비지출 22.1%, 의료비 11.6%다. 전국가구 의료비 지출 6.7%에 비해 4.9%포인트 높다.

일상생활 지원, 가족이 하는 경우 76.9%에 달해

장애인의 32.1%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했다. 2017년 33.9%보다 감소했다. 이 중 ‘거의 모든 일에 다른 사람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는 6.2%로 2017년(5.5%)에 비해 증가하였다. 만 65세 이상 장애노인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34.1%다.

여전히 가족에게 돌봄 책임이 크다는 결과도 나왔다.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주지원자는 가족구성원이 76.9%(2017년 81.9%)에 달했다.

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 등 공적 돌봄서비스 제공자가 주 지원자인 비율은 18.7%로 2017년 11.5%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이용경험률은 13.5%로 2017년의 9.5%에 비해 4%포인트 증가했다. 돌봄서비스 이용 경험 증가에도 장애인의 일상생활 지원의 충분도(현재 도움충분도)는 2017년 63.6%에서 54.9%로 8.7%포인트 낮아졌다.

장애인 39.8%가 교통수단 이용 시 어려움 겪어

지난 1개월간 장애인 외출 빈도는 거의 매일 외출하는 경우가 45.4%로 2017년 70.1%에서 24.7%포인트 감소했다. 더불어 전혀 외출하지 않는 경우도 8.8%로 약 2배 늘었다.

반면 주 1~3회 외출(32.9%)과 월 1~3회(12.9%)는 증가해 외출 빈도를 줄이거나 외출을 가급적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외출하지 않은 이유는 ‘장애로 인한 불편함’, ‘코로나19로 인해’, ‘하고 싶지 않아서’, ‘도우미 부재’ 순으로 답했다.

교통수단 이용 시 장애인의 39.8%가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6.7%보다 3.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교통수단 이용이 어려운 이유는 ‘버스·택시가 불편해서’(52.6%), ‘장애인 콜택시 등 전용교통수단 부족’(17.4%), ‘지하철 편의시설 부족’(12.1%)의 순으로 나타났다.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예년과 유사하였으나 여가생활 만족도는 낮아졌다. 생활만족도는 5점 만점에 3.2점으로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문화 및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9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장애인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장애인이 경험한 가장 큰 어려움은 ‘외출’, ‘정서적 안정’, ‘경제활동’, ‘의료이용’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충족의료율 15.4%P 상승, 지속적 치료 6%P 감소

장애인 중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14.0%로 전체 인구(32.4%)의 절반보다 낮았다. 우울감 경험과 생활에서의 스트레스 경험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울감 경험률 18.2%, 자살 생각률은 11.1%로 2017년(18.6%와 14.3%)보다는 낮아졌으나 전체 인구(10.5%)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만 19세 이상 장애인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33.7%로 전체 인구의 28.6%에 비해 5.1%포인트 높다.

장애인의 76.3%가 최근 1년간 자신의 장애에 대한 치료, 재활, 건강관리를 포함해 정기적‧지속적 진료를 이용하고 있다. 2017년보다 6%포인트 감소했다.

장애인의 32.4%가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2017년 의료 미충족의료율 17%보다 15.4%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최근 1년간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주된 이유는 ‘의료기관까지 이동 불편’, ‘경제적 이유’, ‘증상이 가벼워서’ 등으로 응답했다. 복지부는 코로나19 등으로 외출 빈도가 크게 감소한 점도 병·의원 이용 경험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장애인들 소득, 의료, 주거, 고용 순으로 보장 원해

장애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소득(48.9%), 의료(27.9%), 주거(7.4%), 고용(3.6%) 보장 순이었다. 2017년에는 소득(41.0%), 의료(27.6%), 고용(9.2%), 주거(5.1%)였다. 고용과 주거 보장 순위가 최근 10년간 처음으로 바뀌었다.

복지부는 “소득 욕구의 증가와 고용보장 욕구 감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득감소, 고용시장 위축을 고려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보육‧교육 시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27.0%가 발달재활서비스 확대를 꼽았고, 다음으로 특수교육 보조인력 증원(19.7%)이었다.

장애여성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자녀양육 지원 서비스(13.3%),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11.3%), 출산비용 지원(10.2%), 건강관리 프로그램(10.0%) 순으로 나타났다.

기사제휴=허현덕 비마이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