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글라스 해고 6년, “싸워줘서 고맙다”

17일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 '들꽃의 외침' 투쟁결의대회

20:30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해고 6년, 전국 곳곳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시민이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 모여 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들에게 “싸워줘서 고맙다”고 외쳤다.

17일 오후 4시, 구미시 산동읍 AGC화인테크노코리아(아사히글라스) 공장 앞 농성장에서 아사히글라스 투쟁 6주년 결의대회 ‘들꽃의 외침’이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는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 주관했고, 노동자·시민 400여 명이 참여했다.

▲17일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해고 6주년 결의대회가 열렸다.

결의대회에는 각지에서 부당해고 철회 투쟁이나 정규직 전환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로 참여했다. 코로나19 시기에 해고당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부터, 한국지엠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직 노동자,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노동자 등이다.

이들은 집회 중 마련된 ‘들꽃의 외침’ 시간에 저마다 힘찬 투쟁을 다짐하며, 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 투쟁에도 격려를 보냈다.

배성도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한국지엠도 아사히처럼 외투자본이다.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하고 불법파견 말고 직접고용을 요구했더니 2018~2019년 조합원 90% 이상을 해고했다”며 “길어지는 싸움 지치고 힘들겠지만, 건강하게 투쟁 이어나가자. 우리도 불법파견 처벌받게 하고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계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 지부장은 “우리는 지난해에 코로나19로 인한 무기한 무급 휴직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해고당했다. 부당해고 판정 뒤에도 현장으로 가지 못하고 429일째 거리에서 농성 중”이라며 “우리는 이제 1년 지났는데 6년째 투쟁하면서 우리 투쟁에도 연대해주는 아사히글라스지회가 경이롭다”고 말했다.

홍종표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 비정규지부장은 “정규직 전환 위해 4년째 투쟁 중이다. 우리 사장은 1년마다 바뀌는 얼굴도 모르는 용역사 사장이 아니라 매일 얼굴 보고 일하는 원청 사장”이라며 “짐작하기 어려운 6년 불굴의 투쟁에서 우리도 큰 힘을 얻는다. 우리도 항상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글라스 해고 노동자들이 몸짓 공연에 나섰다.

연대 발언에 나선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아사히글라스지회는 열악한 환경 바꾸려고 6년 전 만들었는데 문자 한 통으로 전원 해고되고도 오랜 기간 굴하지 않고 투쟁했다”며 “얼마 전 사측이 차헌호 지회장 1명만 빼고 복직시킨다고 하더라. 그래도 잔꾀에 흔들리지 않고 투쟁하고 있는 모습에서 제가 오히려 힘을 받고 있다”고 격려했다.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지회장은 ” 지난 6년 잘 버텨왔다. 아사히 투쟁은 22명 만의 투쟁이 아니다. 전국 동지들이 함께하고 있다”며 “민주노조가 얼마나 위대한지 끝까지 싸워서 민주노조 깃발 가지고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싸워줘서 고맙다. 비정규직 철폐하자”라는 구호로 결의대회를 시작했고, “아사히는 불법파견 사죄하고 직접고용 이행하라”라고 외치며 집회를 끝냈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으로 가 “끝장내자 불법파견, 철폐하자 비정규직”이라고 적힌 스티커를 공장 주변에 붙였다. 또한 공장 내부를 향해 달걀을 던졌다.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에 스티커가 붙었다.
▲구미 아사히글라스 공장 정문

한편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2015년 5월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가 6월 문자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후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9월, 법원은 해고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해고 노동자 손을 들어 아사히글라스에 고용 의사를 표시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아사히글라스는 항소했다. 2019년 2월, 검찰이 아사히글라스를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현재 해당 혐의에 대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