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산동 좁은 도로탓, 차량 보행로 침범···주민 안전 우려

주민들, 보행 안전 확보 요구···일방통행로 지정, 차량방지봉 설치
중구청, "교차로 알리미 설치 예정···안전 확보 위한 방안 고민"

17:29

대구 중구 남산3동 보성송림맨션과 극동스타클래스 남산아파트 사잇길은 도로폭이 좁아 차량이 교행하려면 보행로를 침범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은 보행로 안전 확보를 위해 일방통행로 지정이나 차량 진입방지봉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구청은 일방통행로 지정이나 방지봉 설치에 따른 애로 사항도 있어서 해결책 마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 지난 6일 대구 중구 남산3동 보성송림맨션과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 사잇길보행로에서 유모차를 밀고 있는 시민 뒤로 교행하는 차량이 보행로를 침범하고 있다. (사진=이경숙 중구의원 제공)

임소연(가명‧49) 씨는 극동스타클래스 남산아파트에 사는 어머니 집을 방문하러 왔다가 아파트 사잇길 보행로에 차량이 올라와서 깜짝 놀랐다. 임 씨는 “그게 몇 년 전이었는데, 그 이후에 저도 보성송림맨션으로 이사 오고 나서 이 길을 볼 때마다 사고가 날까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임 씨는 “몇 차례 중구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주차봉 설치나 일방통행로 지정은 차량 통행을 힘들게 하니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안전 문제엔 공감한다면서도 생활 CCTV와 주정차 금지 현수막을 달아준 게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들은 단순히 보행사고뿐만 아니라 차량 간 접촉사고도 우려하고 있다. 보성송림맨션 주민 신완식(68) 씨는 자녀가 출근길에 아파트 정문에서 접촉사고가 나기도 했다. 신 씨는 “그 골목에서 나오던 화물차가 와서 우리 집 승용차를 받았다. 출퇴근마다 차들이 이 앞에서 뒤엉켜 복잡하다. 주변에 유치원도 있고, 노약자들이 다니기에도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대구 중구 남산3동 남산성당 주변 보성송림맨션과 극동 스타클래스 남산아파트 사잇길 위치. 해당 길은 폭 4m 정도로 200m 정도되는 곡선 도로다. 7년 전 극동 스타클래스 아파트가 완공될 당시 만들어진 길로 일방통행로 지정 논의도 있었지만, 차량진 입 방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실제 지정이 되지는 못 했다.

해당 길은 폭 4m, 길이 200m 정도 되는 곡선 도로인데, 약 100m 정도 보행로가 포함돼 있다. 7년 전 극동 스타클래스 아파트가 완공될 당시 만들어진 길로 일방통행로 지정 논의도 있었지만, 차량 진입 방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해 실제 지정되진 못했다.

중구청은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차량 진입방지봉이나 보도경계석 설치는 교통약자 접근성 저해가 우려됐다. 차량 진입방지봉은 곡선도로를 후진하는 과정에서 차량 간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일방통행 지정도 주민 간 의견이 분분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교통과 주차시설팀 관계자는 “해당 지역 역시 주·야간 주정차 단속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 주에 현장을 직접 방문했는데, 보도경계석이나 차량 진입방지봉을 설치하면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또 다른 보행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일방통행 지정은 의견수렴 시간이 걸린다. 우선 안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 등 중구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안전 조치를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일방통행 지정은 인근 주민 70%의 동의로 경찰서 교통안전심의위원회 안건 상정이 가능하다. 해당 심의위원들의 검토를 통한 일방통행로 지정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차량 통행으로 인한 주민 편의 문제로 동의가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은 해당 도로의 안전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생활안전 CCTV와 불법주차 집중단속 구간 안내 현수막도 부착했다. 중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신중히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우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송림맨션 정문 앞에 교차로 알리미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교차로 알리미는 바닥 등에 LED(발광다이오드)를 설치해 차와 사람이 접근하면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등 역할을 한다.

이경숙(더불어민주당) 중구의원은 “민원인을 통해 해당 민원을 접하고, 경찰서와 중구청 여러 담당부서에 접촉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 큰 거 같다”며 “실제 장소에 와보니 교통사고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주에 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만나기로 했다. 인근 주민들 의견을 더 청취해 해당 도로의 안전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