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사업] (13)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 장수미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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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2016년부터 대구시민재단 주관으로 ‘대구청년NGO활동확산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청년들의 공익 활동 경험을 증진시키고, 청년들의 공익 활동이 NGO에는 새로운 활력이 되고자 합니다. 2021년은 행정안전부 청년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해 청년들이 NGO에서 비대면 디지털 영역 활동을 하는 ‘2021디지털청년인재등용문사업’으로 진행됩니다. 매주 수요일 이 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청년 NGO에서 꿈을 꾸다”
열세 번째 청년활동가 활동 이야기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에 장수미 활동가입니다.

Q. 자기소개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 활동가 장수미입니다.

Q.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는 무엇을 하는 단체인가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는 백혈병소아암 어린이들의 완치 및 삶의 질 향상과 백혈병소아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특히 대구경북지회는 학령기인 소아암 어린이들의 학업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우리들 학교’를 만들어 맞춤형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아청소년 어린이들의 정서 지원을 비롯한 통합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던 순간은?

가장 재미있던 활동은 역시 아이들과 겪었던 일 중 하나인데요. 최근에 있었던 일화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줌으로 노오븐 쿠킹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사무국이 쿠키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아이들이 따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반죽을 만들고 모양을 내는 데까지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전자레인지에 구운 쿠키를 꺼내자 서로 붙어서 훌라후프 모양이 되거나, 팔팔 끓어 현무암처럼 구멍이 송송 뚫린 쿠키가 되었습니다. 진행 중이었던 저는 몹시 당황했는데요. 아이들은 오히려 못생긴 쿠키를 한 입 먹더니, 맛있다며 웃고 모양이 우습다며, 즐거워하였습니다. 그 모습에 저도 덩달아 웃으며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대처하는 것은 오로지 진행자인 저만의 몫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웃어주니, 그제야 쿠키를 함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장수미 활동가는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저는 크게 세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요. 기초학습이 필요한 초등 저학년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병원 생활에 익숙한 친구들을 위해 여가 활동이 중심인 희망다미 프로그램 기획자 겸 진행자입니다. 또 의료 동아리 대학생과 소아암 환아를 연결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 담당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공통적인 제 역할은 소아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현재 삶에 적응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즐겁다고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활동 후 느낀 점, 변화된 점이 있다면?

아이들은 역시 사랑스럽다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질문 의도와는 조금 다른 것이겠지만, 질문을 보고 바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아동이나 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는 것이 오랜 목표였는데 소아암 협회에서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니 더더욱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가 어느 날 공수로 예쁘게 인사하는 모습이나, 수업 동안 한마디도 하지 않고 낯을 가리던 아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되었을 때, 그 느낌과 기분은 굉장히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업무가 버겁거나 어떤 힘든 상황들이 생겼을 때도, 지회의 친구들 얼굴이 생각나 저절로 웃게 됩니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즐겁게 활동하고 싶습니다.

Q. 근무활동 외에 기억에 남은 활동 또는 유익했던 교육이 있다면?

저는 월례 회의 중 에이즈 협회에서 진행해 주셨던 강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에이즈에 대한 인식 재고와 에이즈 진단 방법 및 관리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내용도 좋았지만, 특히 제 머릿속에 남은 이유는 에이즈 협회 선생님들이 이야기하는 공간과 방식이었습니다. 보통 강사는 높은 강단에 서있거나, 책상이나 단상으로 청자와 강사 사이가 가로막혀 있는데, 에이즈 예방 강의를 들었던 공간은 강사와 청자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매우 가까워서 교육을 받기보다 이야기를 건네듣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서 성인지 감수성이나, 평등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을 느낄 수 있어서, ngo 단체 활동가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장수미 활동가에게 있어서 디지털 청년인재 등용문 사업이란?

저에게 있어 디지털 청년인재 등용문 사업은 ‘개인’이던 제가 ‘함께’라는 가치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는 저의 첫 일터입니다. 학교에서 세상 이치를 깨달은 듯이 위풍당당 사회에 나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처음인 것들 천지였습니다. 특히나 단체에 소속되어 함께 걷는다는 것은 저에게 걸음마를 다시 배우는 것과 같았습니다. 책에서 본 것과 다른 것 투성이고 서툰 솜씨에 의도와 다르게 일이 진행되기도 했지만, 사무국 선생님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겨주시는 덕분에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거나, 돌발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제가 있을 현장에서 ‘함께’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펼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유가영 대구시민재단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