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인권변호사 조영래를 통해 보는 대구의 정체성

대구교육누리, <대구에서 조영래를 기억하기> 출간

16:55

대구 출신으로 1세대 인권 변호사로 알려진 故 조영래 변호사 일대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조영래 변호사는 1947년 3월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났고, 1957년 서울로 이사해서 경기중·고, 서울대를 나왔다. 1971년 ‘서울대생 내란음모사건’으루 구속됐고, 1974년엔 민청학련사건으로 수배된 기간에 <전태일 평전>을 써냈다.

대구교육누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대구문화재단에서 주관하고 대구교육누리 시민단체에서 기획하여 <대구에서 조영래를 기억하기 : 조영래로 본 대구정체성>을 발간하고, 지역 학교와 도서관, 공공기관, 언론사에 배포해 인물을 통해 본 지역 역사와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 대구 정체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출간 취지를 알렸다.

조영래 변호사는 인권변호사로서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참여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결성도 주도했다. 현재 ‘민변’ 명칭은 조 변호사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변호사는 단순히 어느 진영의 대변자로 남은 게 아니라 법률가로서 시대의 진보를 위해 노력한 인물로 평가된다. 시국 사건 변론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회 문제에 참여해 법적 해결책이나 고민거리를 던졌다. 환경권이나 집단소송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던 시절에 ‘망원동 수재사건’을 맡아서 집단소송 제도 도입 계기를 만들고 국가 배상을 받아내는데도 일조했다.

책은 전체 335페이지로 이동진 경북대학교 교수(사회학과)가 집필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9년 <대구에서 전태일을 기억하기>를 출간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서론에서 “조영래를 기억하는 것은 그가 대구에서 출생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 아니라 조영래의 삶에서 대구의 역사와 함께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조영래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대구에서 살았는데 당시 대구는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었다. 이 글은 ‘조숙한 아이’ 조영래에게 대구의 진보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그리고 조영래의 삶을 통해서 대구 역사의 연속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기 위해 대구 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병윤 대구교육누리 집행위원장은 “근현대사에서 수많은 자랑스런 인물과 선구자를 배출한 대구지만 어려운 경제, 사회적 여건과 외부에서 보수의 도시, 변화를 거부하는 도시란 오해, 그리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단합, 단결하지 못하는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고자 책자 발간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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