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구청장 집무실 리모델링·100M 전망대 예산 ‘부활’···왜?

상임위 예산 심의 과정서 삭감 됐지만,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되살아나

10:29

지난해 12월 달서구의회가 2022년도 달서구 예산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상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 일부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활’했다. 그중에는 임기 6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구청장 집무실 리모델링 예산과 실현 가능성이 없는 높이 100M 타워 건축 타당성 용역비가 포함되어 논란이다. 예산 집행 과정에서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는 2022년 본예산으로 ‘구청장 집무실 등 환경개선’ 사업비로 5,000만 원을 편성했다. 해당 부서 상임위원회인 기획행정위원회는 불필요한 예산으로 판단해 삭감했다. 집무실이 리모델링을 할 정도로 노후하지 않아 리모델링 이유를 알 수 없고, 구청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등이 고려됐다.

기획행정위원회 A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꼭 필요한 예산인가 의문이 나왔다. 제가 보기엔 사무실이 괜찮아 보이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수리가 필요한지 확인이 어려웠다”며 “게다가 곧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는데 청장실 리모델링 시기가 적절한 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사업비는 예결특위 심사 과정에서 되살아나 올 본예산으로 편성됐다. 의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예결특위 심사 과정에서 리모델링 시기를 선거 이후로 하고, 사업 전 의회에 설명회도 하기로 하는 등 해당 부서에서 의원들 설득에 공을 들인 결과다.

안영란(국민의힘, 죽전‧용산1동) 예결특위원장은 “예결위에 총무과장이 와서 리모델링 필요성을 설명해 어느 정도 납득이 됐고, 구청장 측근 등에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없는지 등을 살폈다”며 “리모델링 시기도 다음 구청장이 확정된 뒤 하기로 하고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행정위원회 B 의원도 “시기나 필요성에 대해서 의원들이 의문을 제기해서 지방선거 후 6~7월 사이에 맞춰 진행하고,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회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무과 관계자는 “2006년 이후 집무실을 한 번도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서 옛날 사무실로 전반적으로 수리가 필요하다”며 “청장 집무실과 비서실을 같이 리모델링하는데, 면적 대비 산출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 달서구는 2022년 본예산으로 ‘에코전망대 조성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 예산 5,000만 원도 편성했다. ‘에코전망대’는 달성습지 인근 호림강나루공원에 만드는 전망타워로, 사업이 실시된다면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곤 있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공개된 것은 없다.

상임위인 복지문화위원회는 상당 시간 토의를 거쳐 찬반 표결까지 진행했다. 표결에서 전체 의원 7명 중 5명이 삭감에 동의해서 예산은 삭감됐다. 하지만 삭감에 반대한 한 의원이 예결특위 위원으로 들어가 예산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결국 ‘부활’했다.

안영란 예결특위원장은 “에코전망대 건은 좀 특이했다”며 “오랫동안 상임위에서 논의를 거쳐 올라왔는데 예결위원으로 참석한 해당 상임위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찬성 의견을 피력해 통과됐다”고 전했다.

복지문화위원회 이영빈 의원(더불어민주당, 장기‧용산2동)은 “달성습지를 조망하는 100m 높이 전망타워를 짓는다는 건데, 현재도 달성습지체험관에서 조망 가능하다. 결국 적자일 것이 뻔한 치적사업”이라며 “게다가 주변에는 습지와 함께 성서공단이 펼쳐져 있는데 사업성이 있겠냐. 특히 습지가 가진 생태환경적 측면에서도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상임위에서 예산안을 살펴보고 심의해서 삭감했는데, 다시 예결위에서 살리면 상임위의 존재 이유가 뭐냐”며 “상임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돌릴 것이면 적어도 상임위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하다못해 상임위원장에게 동의라도 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