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인문학술원, 고대 동아시아 목간 최초 집성

'한국목간총람', '중국목간총람', '일본목간총람'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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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인문학술원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단이 한국, 중국, 일본에서 발굴된 동아시아 목간의 모든 정보를 집대성한 ‘한국목간총람’, ‘중국목간총람’, ‘일본목간총람’을 출간했다.

목간은 종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전 사용된 기록 매체로, 종이 사용 이후에도 보조 기록수단으로 활용됐고, 한·중·일 삼국에서 약 100만 매가 발굴됐다. 목간은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실제로 사용한 기록물이라, 후대의 가공이 가미되지 않은 점에서 당대 사회상과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사업단이 출간한 목간총람은 총 6권 3,713쪽으로, 20세기 초부터 2021년 말까지 발굴된 약 100만 매의 목간 출토 상황, 지리적 분포, 목간의 내용·형태·서지정보·연구정보 등을 망라한다. 이에 사업단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목간 자료 이해와 동아시아 고대사 심층적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료 제공=경북대 인문학술원

먼저 ‘한국목간총람’에는 백제 문서목간인 좌관대식기, 신라 궁중 생활을 보여주는 안압지 목간을 중심으로 고려·조선 태안 마도 침몰선 등에 이르는 1,200여 매의 목간 정보가 수록됐다.

‘중국목간총람’에는 1900년대 이래 중국에서 출토된 274종 약 50만 매에 달하는 목간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일본목간총람’은 일본열도에서 출토된 10세기 이전 목간에 대해 유적지별 출토 상황과 내용 및 판독문 등을 수록한다.

목간총람 출간에 김병준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고대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일차 사료로서의 목간을 통해, 한·중·일의 고대사가 새롭게 쓰이고 있다. 본서는 동아시아 목간을 망라함으로써 한국이 동아시아 목간은 물론 고대사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목간 전문가인 김경호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원장은 “목간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하지 못한 경이로운 작업으로, 이 방면 연구에 새로운 초석을 놓았다”고 설명했다.

윤재석 사업단 단장은 “이 책의 학술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중국 사회과학원과 광서대학대학에서 전권 중국어판 출간이 진행 중”이라며 “본서의 편찬을 계기로 동아시아 목간에 대한 유기적·통섭적 연구를 기대함과 동시에 소위 동아시아목간학의 토대가 구축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러한 학문적 성과의 나눔이 고대 동아시아 세계가 공유한 역사적 경험과 상호 소통의 역량을 오늘날 동아시아 세계의 소통과 상생의 에너지로 재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자평했다.

이번 목간총람은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 (경북대 사학과) 기획과 업무를 총괄했고, 이용현·이동주·윤용구 교수가 ‘한국목간총람’, 김진우·오준석·다이웨이홍·금재원 교수가 ‘중국목간총람’, 하시모토 시게루·팡궈화·김도영·오수문 교수가 ‘일본목간총람’을 집필했다. 집필과정에서는 주보돈·이수훈·권인한·김병준·김경호·정순일·강은영 교수가 자문을 맡았다.

이번 목간총람은 국내외 학계 및 관련 연구기관 및 공공기관에 배포될 예정이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