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아사히글라스 부당해고 손배소 3년째 결론 못내

15:42
Voiced by Amazon Polly

구미 아사히글라스(AGC화인테크노한국주식회사) 해고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3년째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해고 노동자 22명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에서 승소한 뒤인 2019년 10월 아사히글라스를 상대로 부당해고 기간에 지급하지 않은 임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16일 오전 10시 30분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법원의 판결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6일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가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앞에서 판결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재판부(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제1민사부)는 당초 지난 11일 선고하기로 원고(해고노동자)에게 통지했으나, 피고(아사히글라스)의 변론재개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변론을 재개했다. 재판부는 2019년 소송 접수 이후 2020년 4월 첫 기일을 열었고, 2022년 1월까지 총 7번의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사측은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민사사건인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인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고 있는 점, 해고노동자들의 주장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변론재개를 요청했다.

노조는 “선고기일을 잡고도 재판부가 갑자기 이를 미루고 변론재개를 통보했다”며 “해고돼 8년째 다투고 있는 노동자의 고통을 아는가. 재판부가 기업과 하나되어 해고자들에게 버텨보라고 하는 식이다”라고 지적했다.

차헌호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은 “지금 재판은 불법파견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민사와 형사 1심에서 불법파견이 확인된 것에 대한 미지급 임금 소송으로, 미지급 임금이 얼마가 되는지만 판단하면 된다”며 “해고노동자는 오랫동안 부당해고로 고통받고 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더 시간을 끌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