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범, ‘대법원 대구 이전’ 공약···“캠프워커 부지 우선 고려”

2년 전 권영진이 제안 후 지지부진
지난해 7월 법안 발의한 김용민 국회의원 참석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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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출마한 백수범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원 대구 이전을 공약했다. 백 후보는 100년 만에 시민에게 반환된 옛 캠프워커 부지를 후보지로 거론하면서 “대구에 경쟁 구도를 만들어서 사업을 현실화시켜달라”고 당부했다.

백수범 후보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은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는데, 사법기관도 지방으로 분산 이전하는 것에 예외일 수 없다”며 “대법원은 지방 이전에 대한 위헌 논란이 없고, 헌법상 정치적 중립이 강하게 요구되는 국기기관이라는 점에서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두는 것은 타당하다”고 대법원 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 후보는 이전지로는 2020년 반환이 확정된 옛 캠프워커 부지(남구 대명동)을 거론했다. 백 후보는 “남구 캠프워크 반환부지가 대표도서관 용역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확정은 아니”라며 “캠프워커 반환부지가 우선 고려 대상이 되어야 하고, 대구라면 어디든 좋다”고 설명했다.

백 후보는 “대구는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이자 4·19 혁명에 앞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2·28민주운동을 일으킨 지역”이라며 “대구는 사법정의의 최후 보루인 대법원이 소재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대법원 대구 이전 법안을 보듯이 대구 12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 정당으로만 뽑아놓으니, 대법원을 대구로 가져오겠다는 법안 조차, 지역 의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현실”이라며 “12석 중 1석이라도 대구의 정치적 경쟁 구도를 만들어줄 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백수범 변호사가 21일 대법원 대구 이전을 공약했다. 지난해 7월 관련법을 발의한 김용민 국회의원(오른쪽)이 회견에 동석했다.

대법원 대구 이전은 지난 2020년 7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불을 지피고 그해 이뤄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도 언급되면서 잠시 실현가능성이 대두됐다. 권 시장은 SNS를 통해 “왜 청와대와 국회만 세종시로 옮기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 경북도청 이전터를 후보지로 거론한 바 있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선 박주민 당시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를 주장했다. 박 후보는 7월 대구MBC 초청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대법원 이전에 따라 행정소송의 관할이 (대법원이 있는) 대구 지역에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행정 소송을 중심으로 한 법조타운도 구성되면서 지역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이낙연 당시 후보도 긍정적인 뜻을 전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해 7월 김용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남양주병)은 대법원 대구 이전을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해 9월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에 회부된 채 계류 상태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용민 의원은 “경제유발 효과는 구체적으로 분석하진 않았지만 사법부를 대구에 둔다는 상징성과 전국의 로스쿨 학생과 지망생에게 대구를 사법의 중심지로 생각하게 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면 대구에 있는 로스쿨이 발전하는 등 여러 유발 효과와 함께 대법원에 일을 보는 많은 사람이 대구를 방문할 것이어서 직간접적 고용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