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활짝 핀 원동마을, 축제 취소에도 봄마중 발길 이어져

무궁화 열차로 대구에서 한 시간, 부산에서 30분
원동역 가운데 두고 펼쳐진 낙동강변 매화 산책로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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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었던 지난 12일 경남 양산 원동매화마을은 넘치는 봄기운과 함께 봄맞이 인파로 넘쳐났다. 원동매화축제가 코로나19로 인해 3년째 취소되면서 축제에 맞춘 열차 증편은 없었지만, 올해도 탐매객들로 붐볐다.

▲원동면 원동초등학교 옆 토곡산 자락. (사진=정용태 기자)

원동마을은 낙동강과 나란한 경부선 원동역을 끼고 매화 산책로가 이어져 기차여행으로 맞춤한 봄 여행지다. 고속도로 통행료보다 싼 값으로 기차여행이 가능하고 자가용보다 이동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현재 동대구역에서 원동역으로 가는 열차는 무궁화호인데 평일 다섯 편, 주말 네 편이고 오는 열차는 평일 여섯 편, 주말 다섯 편 운행한다. 운행 시간은 1시간이고 요금은 5,000원이지만, 얼마나 머물지 고민해서 여행 계획을 짜야 한다. 오가는 열차편의 간격이 너무 짧거나 길기 때문이다. 부산역에서 원동역은 반 시간이면 닿는다.

정오 무렵 원동마을에 닿아 순매원만 보고 인파에 밀려 삼랑진으로 나섰다는 지숙희 씨는 “대구에서 자가용으로 왔는데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목적지인 순매원을 한참 지나 겨우 주차할 수 있었다. 원동마을은 기차로 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해질녘 원동역을 떠나는 열차가 승객을 가득 싣고 부산으로 떠난 뒤에야 원동은 일상을 되찾는 듯했다. 매화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거리 매점들과 동네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순매원도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다만 몇몇 카페들은 여전히 손님들이 자리를 지켰고, 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탐매객들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원동매화마을 전망대에서 본 경부선 철로와 순매원. (사진=정용태 기자)
▲물금역을 지난 원동역으로 들어서는 열차. (사진=정용태 기자)

원동매화마을의 관광명소는 낙동강변을 끼고 자리한 순매원이다. 원동역에서 남쪽으로 난 매화 산책로를 조금 걸으면 포토존으로 유명한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 배경이 낙동강과 나란한 순매원과 경부선 철로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순매원은 매화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인데, 축제가 없는 올해도 2월 19일부터 3월 20일까지 개방한다.

원동역 앞으로 난 길을 걸으면 주민들이 사는 동네다. 이 길에는 우체국,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과 버스정류장들이 이어진다. 관광객들 대상으로 고쳐 지은 카페도 보이고 곳곳에 벽화까지 그렸지만 이곳 가게들은 마을 사람들이 찾는 곳이고 오래전부터 있던 동네 가게들이다. 이곳도 한번 들러볼 만한 곳이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