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오만, 야당은 아집…대구 활동은 내 소명”

[새누리 브레이커s] (6) 홍의락 무소속 대구 북구을 후보

21:19

[편집자 주] 콘크리트.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곳이라고도 한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대구경북은 타 지역 진보개혁 진영의 ‘공공의 적’이 된다. 대구경북에도 새누리당을 ‘타도’하겠다고 다른 옷을 입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건 아니다. 4.13 총선 대구경북 출마자 131명 중 34명, 무소속을 빼면 17명이 그 사람들이다(3월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 기준). 가뭄에 단비처럼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내어준 ‘새누리 브레이커’들을 매일 만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1차 컷오프 명단에 그의 이름이 올랐을 때, 당사자도 당사자지만, 지역 언론이 더 화를 냈다. 변변한 후보 한 명 제대로 세우지도 못하면서, 험지에 뛰어든 후보를 어떻게 잘라낼 수 있느냐는. 당사자도 여전히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구제’라는 표현부터가 틀렸다는 거다. 지난 22일 선거사무실에서 홍의락(61) 무소속 대구 북구을 후보를 만났다. 컷오프 이후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굳힌 이유부터 야권 연대, 그리고 당선 이후 복당 문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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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락 무소속 대구 북구을 후보를 지난 22일 선거사무실에서 만났다.

기본적인 질문이다. 대구 북구을로 출마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처음엔 북구을보다는 대구 출마에 관심이 많았죠. 한 색깔, 일당독재니까, 대구에 출마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중에 북구을을 선택했어요. 내 고향이 봉화인데, 경북 북부 사람들이 대구에 자리 잡을 때 이쪽으로 많이 잡아요. 아버지께서 여기 오래 교직에 몸담기도 했고요. 그래서 마음에 들었는데, 여기서 활동해온 이헌태 북구의원이 흔쾌히 양보해줘서 온 거예요.

새누리당 일당독재를 깨기 위함이라면, 야권 후보가 없는 곳도 고민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북구을에는 다른 야당 후보가 오래 활동한 곳이기도 하지 않나.
조명래 후보를 의식하기보다는 지역 정치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이었고, 이헌태 의원이 양보해준다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조명래 후보가 이곳을 다 지키고 있었다기보다는 이헌태 의원도 있었고, 지난 총선에서도 이헌태 의원이 단일화해줌으로써 조명래 후보가 그만큼 득표를 할 수도 있었던 거니까. 처음 여기서 지역위원장 맡았을 때, 조명래 후보 만나서 밥 한 끼 먹고 신고도 했어요.

비례대표로 의정 활동을 했는데 지난 4년을 평가한다면?
저는 지난 4년 동안의 평가를 못 받았죠. 컷오프됐으니까. 비례대표로서, 대구경북 유일한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나름대로는 혼신의 힘을 다했어요. 대구를 위해서, 때로는 경북을 위해서 예산, 정치 문제 여러 가지 했어요. 그런데 당에서 평가를 못 받았고, 무소속이 된 거라 제가 지금 평가하기가 그러네요.

그래도 정치 발전이나 대구 발전을 위해서 뭔가를 했다고 이야기해줘야…
대구 국회의원을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30년 동안 같은 당이라 긴장감이 없어요. 선거 때 되면 열심히 하고, 서울에 있는 높은 사람들 하고 인간관계로 일하는 분위기를 전환시키는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해요. 대구 공무원들과 야당 의원이 대화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었다는 것도요. 사실 대구는 야당 사람들하고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 했던 도시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화해보니까 야당도 괜찮더라는 생각을 하고, 야권에서도 대구 사람하고 대화해보니까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거죠. 물론 이 예산도 가져왔고, 저 예산도 잘릴 뻔한걸 가져왔다고 이야기할 순 있지만, 그런 건 지엽적인 문제고요. 서로 합리적이고 이야기가 된다는 걸 알게 된 계기가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다시 등원한다면 1호 법안으로 고민하는 건 뭔가?
19대 때 들어가니까 모여서 “1호 법안 어떻게 할래” 이야기들 하던데, 마음에 안 들더라구요. 통과도 안 시키고 언론 플레이만 하더라고. 굳이 1호 법안을 이야기하라면, 수도권과 지방 불균형과 격차를 줄이는 법을 만들고 싶어요. 지방자치법을 개선할 수도 있고?. 다양한 갈등이 많지만, 원초적으로는 지역갈등 문제라고 봐요. 이제는 동서 갈등보다 수도권과 지방 갈등 문제가 심각하죠. 중앙은 지방에 돈 쓰는 걸 비용이라고 생각한다니까. 중앙에 돈 쓰면 투자라고 생각하고. 이 사고부터 없애야죠. 교부세 내려오는 것도 있는 생색, 없는 생색 다 내면서 보내고. 법으로 당연히 주게끔 만들면 중앙이 끗발을 안 부릴 거예요. 국회 있으면서 시도지사들이 때만 되면 서울 올라오는 모습을 봤어요. 할 일도 많은데 예산 따려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이건 말이 안 된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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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홍의락 후보가 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홍의락 선거사무소 제공]

김종인 대표가 구제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이유가 무엇인가?
김종인 대표가 구제 의사를?좋은 소식이라고 했지, 구제라고는 안 했어요. 그럼 어떻게 좋은 소식을 줄?것인지 나한테 설명해줘야 하는데, 그 말만 언론에 하고 가버렸단 말이지. 대구서 활동한 게 당의 전국 정당화 내지는 외연 확대를 위해 나한테 준 소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평가하지 않았단 말입니다. 그럼 당이 잘못했다고 이야길 해줘야지, 컷오프 시켜놓고, 구제라고 표현하면 말이 됩니까? 아니라면 당 이름으로 사과를 해야죠. 그게 대구 시민에 대한 예의고 자존심이죠.

구제한다고 해도 빨리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도 있었고, 김부겸 후보한테 부담주는 것 같기도 했어요. 더 끌고 가면, 언론이 김부겸 후보한테 계속 질문할 것 같더라고, “홍의락 아직 구제 안 됐는데, 중대 결심 언제 하느냐”고. 결국, 보세요. 김종인 대표가 말한 구제라면 어제나 오늘 됐을 거라고. 문희상, 백군기 의원하고.(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일 홍 후보와 함께?컷오프한 문희상, 백군기 의원을 구제했다) 컷오프당한 놈이 동네 다니면서 유권자 만나러 다닐 자격이 없는거예요. 컷오프 되고 2주 동안 그랬는데, 8일 기점으로 또, 2주 동안 “공천받을 겁니다” 그러면서 자격 없는 놈이 계속 다니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일 때와 무소속 후보일 때 주민들 반응은 차이가 있나?
차이는 있지요. 우리 지역이 어쨌든 당 후보이기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많아요. 지지하든 아니든 간에, 무소속이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떠나서. 말씀드리기 곤란하게 “공천받았어요?” 묻는 분들도 많았거든요. 일반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들 하더라고요. “홍 의원, 무소속이 더 나으니까 기회 잘 잡았다” 이야길 하는데, 꼭 그렇진 않아요. 나는 지금 외통수로 가는 거니까. 밀려서, 밀려서 가는 거니까.

통념이 있지 않나. 대구 사람들은 무소속은 찍어도 야당은 안 찍는다는.
야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대구 시민들이 아무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길 하는데, 내가 직접 필드에서 만나보면 생각이 깊은 분들이 있다고.

3선 현역 의원이 공천을 못 받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당 후보가 공천됐는데, 유리할 것 같다?
3선이고, 신인이던 대구는 (새누리당) 막대기만 꽂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유리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웃긴 거지. 지금 우리나라 야당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집단이에요. 아집이 있는 거지. (고집이 있죠) 아집이 있다고, 고집은 좋은 말이고. 여당은 어떠냐. 지 하고 싶은 것만 한단 말이야, 남 이야기는 안 듣고, 오만하단 말이지. 특히, 여당은 대구에서는 오만의 뭐라고 이야길 해야 하나, (극치?) 극치도 부족해,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6명을 옴팍 다 들어내는 곳이 세상에 어디 있나 말이에요. 무시해도 유분수지.

그러니 우리 주민들이 많이 분노해 있고, 좋든 나쁘든 진박 논쟁에 대구 시민들 자존심이 상해있긴 하지만 내려온 사람들 면면을 보면 장관급도 있어요. 그런데 북구을은 지역에서 시의원 두 번 한 사람을 했거든.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이런 분이 초선으로 올라가면 북구을 현안을 대변하겠습니까? 서울 가면 따라잡기 바쁜데, 눈에 들어오겠어요? 저도 처음엔 그랬는데. 제가 되면 재선이지만 대구 국회의원 중에서 중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조원진 의원도 후배고. 이런 것을 주민들이 알아본다면 홍의락한테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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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락 후보가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홍의락 선거사무소 제공]

조명래 후보와 야권연대는 어떤가?
내가 무소속으로 나가면서 저한테는 공이 없어요. 조명래 후보가 “네가 무소속이지만, 야권연대를 하자” 그러면 되는 거고. “너는 정당이 아니니까” 그러면 못 하는 거고. 연대라기보다 지금은 무소속과 지역 단일화 문제가 된 건데, 정의당 후보가 아니라 조명래 후보 개인적으로 저를 판단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조명래 후보가) 홍의락을 상대로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문제인 거죠. 대구에 긴장도 없고, 경쟁력도 없고, 이렇게 무시를 한다는 데 홍의락으로 단일화하더라도 지역 발전에 좋다는 전제로 끌어주면 되는 거고, 안 그럼 안 되는 거죠.

새누리당이 대구경북에서 오랫동안 일당독재한 데는 능력이든, 사람이든 배울 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새누리당에서 무엇이든 하나를 빼앗아 와야 한다면 뭘 가져오고 싶은가?
나는 배우고 싶은 것이 (새누리당은) 논리 없이 능수능란해. 그렇잖아요. 보면 논리가 없는데, 논리 있는 것처럼 잘 만들어요. (우격다짐을?)우격다짐이라기보다, 세련됨도 있잖아요. (정치력이라고 표현해도 될까?) 그렇게 표현하기엔 너무 좋은 말이고. 잘해요. 어쨌든, 교활하다기에는 너무 심한 말이고. 정치력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민주당하고 새누리당을 남자라 보고, 여성 입장에서 데이트하고 싶은 상대를 고르라고 하면, 민주당은 그냥 지 주장만 계속하는 거잖아.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 별로 생각 안 하고 지가 옳다고만 이야기하잖아요. 새누리당은 상대방을 생각하잖아, 지가 인정을 하든 안 하든, 지가 마음에 들든 안 들든, 그걸 잘하잖아요. 속는 줄 알면서도 새누리당이랑 데이트하고 싶은 거죠. 이걸 민주당이 배워야 해요. 이해가 되지요? 말로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진영 의원이 영원한 무소속은 없다는 말을 하더라. 홍 후보도 그럴 것 같은데, 복당의 여지가 있는 건가? 새누리당으로 갈 수 있단 말도 있더라.
지금 야당은 내가 대구와서 활동한 걸 평가 안 하고 밟아버렸잖아요. 이에 대한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민주당은 전국 정당화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야권은 광주만 가잖아. 국민의당도 그렇고.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나는 바둑으로 치면 귀살이(상대가 선점하고 있는 귀에 침입하여 사는 일)를 하려고 주야장천 노력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야당이 전체를 바라보고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력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게 필요한 데 전혀 없잖아요.

그렇다고 여당이 그것보다 나으냐. 더 말 안 해도 알잖아요. 진박 논쟁하는 거 보면 어때요. 정치를 상업적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정치하면 다 죽어요. 그런 면에서 내가 당선되면 지역 주민과 정치 전반적인 부분을 고민하고 개혁하는데 관심을 가질 거예요. 그 기간이 대선 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