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원 32명 중 20명 무더기 무투표 당선, 역대 최대

김대현 대구시의원, 연속 2회 무투표 당선
무투표 20명 중 6명은 당 경선도 없어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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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역대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 시의원이 배출될 전망이다.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된 13일, 지역구 대구시의원에 출마한 후보는 29개 선거구에 39명(13일 19시 기준)이다. 국민의힘 29명, 더불어민주당 4명, 무소속 6명 등이다. 민주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없는 20개 선거구가 무투표로 국민의힘 후보 당선이 확정됐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체 의원 32명 중 62.5%에 달한다.

역대 지방선거를 살펴보면 대구에서 무투표로 시의원이 당선된 사례는 2002년 3회 지방선거부터 꾸준히 있었다. 2002년, 2006년 선거에서 각 5명이 무투표로 당선됐고, 2010년, 2014년엔 6명으로 늘었다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는 1명만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번처럼 무더기로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적은 없었다.

대선이 끝난 직후에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다른 정당이나 경선 탈락자들이 감히 도전할 엄두를 못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의 경우 애초 시의원 후보 5명을 공천했지만 달서구5선거구에 공천된 후보자가 개인 사정으로 등록하지 않으면서 4명 밖에 후보자가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의 후보자 결정이 사실상의 당선자 결정 수순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구시의원 후보자 중 11명을 경선 없이 단수로 추천했다. 이들 11명 중 6명이 무투표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특히 서구1선거구(내당·평리2·4·5·6·상중이동) 김대현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도 무투표로 당선된 후 2회 연속 무투표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된다.

단수 추천 후 무투표로 당선되는 이는 김 후보 외에도 수성구1(범어1·4·황금동) 정일균 후보, 수성구2(범어2·3·만촌동) 조경구 후보, 수성구4(수성·중·상·두산동) 전경원 후보, 달서구1(죽전·장기·용산동) 이영애 후보, 달성군1(화원읍·가창면) 하중환 후보 등이다.

이중 수성구1, 2 선거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처음 지역구 대구시의원을 배출한 선거구이지만, 이번엔 후보도 내지 못했다. 이 선거구 국민의힘 후보자인 정일균, 조경구 후보는 각각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위반과 부동산등기특별조치법위반으로 1회씩 범죄 경력이 확인된다.

채장수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인이 너무 뻔하다”며 “대선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아 지역의 국민의힘 세 결집이 강하게 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채장수 교수는 “다른 당의 역량 강화나 선거제도 개선 같은 대안 외에도 국민의힘 내부 경선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주민과 당원 의견을 반영하는 투명한 과정인지에 대해서도 내부 비판이 있어야 할 것 같다”며 “무소속 출마가 적은 것에서 보듯 탈락자들이 불만은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경선 떨어지면 끝이라는 학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초단체장도 중구청장, 달서구청장은 현역 구청장들이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짓게 됐다. 류규하 중구청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각 재선과 3선 고지를 투표 없이 밟게 됐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