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거듭된 제2대구의료원 질문에 “수급 충분하면 공공의료원 필요없어”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
한민정, 서재헌, 공통질문까지
“이 질문 걸핏하면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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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을 걸핏하면 받는데, 시정을 인수한 뒤에 공공의료가 아니라 의료 실태를 파악해봐야 한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계속 이어지는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물음에 끝까지 시정 인수 뒤에 판단한다는 답을 굽히지 않았다. 홍 후보는 오히려 공공의료의 개념을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모든 병원이 공공의료이고 수급이 충분하면 공공의료원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26일 밤 11시부터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대구MBC에서 열린 대구시장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공통질문을 포함해 총 3차례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첫 포문은 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열었다.

▲ 26일 밤 11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대구시장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국민의힘 홍준표, 정의당 한민정 후보.

한 후보는 총 세 차례 진행된 주도권 토론의 첫 번째를 제2대구의료원 건립 필요성으로 시작했다. 한 후보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공의료 중요성이 확인됐다”며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에게 제2의료원 건립을 위해 민주당이 한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홍 후보에겐 입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지금 공공의료라고 자꾸 주장을 하는데,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의료”라며 “우리나라는 영리병원이 없다. 법률상으로 영리병원이 금지돼 있다. 민간이 주도하던, 자치단체가 주도하던, 국가가 주도하던 의료원 자체가 전부 공공의료”라고 답했다.

한 후보는 “모든 병원이 공공병원이라는 말씀은 이해할 수가 없다. 제2의료원은 고사하고 이미 있는 의료원 문을 닫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상당히 우려된다”며 “진주의료원 폐원 당시 귀족 노조 핑계를 대면서 강제로 문을 닫았는데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홍 후보는 자신의 첫 주도권 토론을 다른 후보에게 질문하는 대신 공공의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데 모두 썼다. 홍 후보는 다시 “우리나라는 영리병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뗐다.

홍 후보는 “모든 병원은 공공병원이다. 주식회사 형태로 이익 분배가 허용되지 않는다. 의료수가도 법정으로 되어 있다”며 “도립병원이나 시립병원 별도로 만들자고 주장하는 분들이 많다. 이건 운영 주체의 문제에 불과하다. 의료수가가 공공병원이라고 해서 일반병원보다 싸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수가는 병원 등급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도립병원, 시립병원을 한다고 해서 의료수가가 훨씬 싸고 그렇지 않다”며 “대구는 최상위 등급 종합병원 병상 수가 부산, 울산의 거의 2배에 가깝다.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가톨릭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이런 식으로 해서 부산, 울산의 2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만약 의료 수요가 그만큼 많아진다면 제2의료원도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것은 시정을 인수한 뒤에 전부 검토를 해봐야 할 문제”라며 “지금 민주노총에서 전국 공공의료 확대 요구를 하면서 전국에 한 30여 곳의 시립 또는 도립의료원을 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필요한 데는 해야된다. 의료수급이 충분한 데는 굳이 공공의료원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두 번째 공통질문으로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문제가 제시되자 “이 질문을 걸핏하면 받는데, 사실 시정을 인수하고 난 뒤에 대구 전체의 실태를 파악해봐야 한다. 실태를 파악해보고 병상 수가 다른 시도에 비해 현저히 낮은지”라며 “많은 시민이 착각을 하는 게 공공의료가 생기면 의료수가가 일반 병원보다 싼 것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다. 병원은 등급에 따라 수가가 정해져서 공공의료라고 해서 무료로 치료해주고 그런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서재헌 후보가 세 번째 주도권 토론을 활용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거다. 과거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다고 해서 앞으로 의료원을 폐쇄하고 그러지 않겠는데, 시민분들이 불안해한다. 이게 가장 큰 리스크”라며 “그에 대한 홍 후보님의 의견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잘 검토해서 수용을 하겠다”고 답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