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교 급식노동자 근골격계 질환 진단 49%, 1.8%만 산재 처리

허리디스크 15%, 회전근개파열 12.6%, 손목터널증후군 7%
평균 치료기간 2년 4개월, 비용 12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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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학교 급식노동자 두 명 중 한 명이 근골격계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학교 급식노동자들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현황 파악을 위해 설문 조사한 결과다. 학교 급식노동자는 앞서 폐암 등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 급식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지부는 5월 6일부터 9일까지 학교 급식노동자 조합원 514명의 근골격계 질환, 산재사고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49.3%(254명)가 병원에서 근골격계 질환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 근골격계 질환은 허리디스크(38명), 회전근개파열(32명), 퇴행성관절염(24명), 엘보우 통증(19명), 테니스 엘보(19명), 손목터널증후군(18명), 손가락 염증(17명) 순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 기간은 평균 2년 4개월이고, 평균 치료 비용은 약 125만 원이다.

급식노동자는 근골격계 질환 치료비를 대체로 자체 비용이나 실비보험을 통해 처리했으며, 산재보험으로 처리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조사 결과,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한 277명(복수응답) 중 산재보험 처리는 1.1%(3명)이었으며, 실비보험 37.2%(103명), 자체 비용 43%(119명) 등으로 나타났다.

산재 처리를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급식노동자는 주로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을 꼽았다. 조사 결과(복수 응답), ‘대체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동료들 눈치가 보여서’ 41.3%(95명), ‘학교의 눈치가 보여서’ 37.4%(86명), ‘산재 신청 절차가 복잡해서’ 31.3%(72명) 등 순으로 꼽혔다.

근골격계 질환 외에도 응답자들은 근무 중 다양한 사고를 당했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짐’ 48%(247명), ‘화상’ 36.8%(241명), 끼임 16.9%(87명), 베임 14%(72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21일 오전 10시 학비노조 대구지부가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제공=학비노조 대구지부)

학비노조 대구지부는 21일 오전 10시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실은 날카로운 조리기구, 기름, 불 등으로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인데 산재 사고가 빈번하다”며 “급식 노동자가 골병과 산재사고 위협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죽음의 급식실을 멈추기 위해 급식노동자 1인당 식수 인원을 줄여 부족한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급식실 배치기준을 하향하고 현실적 대체인력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