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 추세 책임, 시당에 있어”

민주당 대구시당 정상화 바라는 당원모임, 만민공동회
홍의락, 김용락, 권택흥, 정종숙 등 80여 명 참석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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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당원을 중심으로 한 개혁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의 정상화를 바라는 당원모임은 대선과 지선 평가를 위한 민주당원 및 시민 만민공동회를 개최하고 시당위원장 등의 백의종군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채택했다.

지난 2일 매일신문사 11층 한 연회장에서 열린 만민공동회에는 민주당 대구시당 당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홍의락 전 국회의원도 자리를 지켰고, 김용락(수성구을), 권택흥(달서구갑)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정종숙 전 여성위원장, 김두현(수성구), 오세광(서구), 권상대(동구), 김지연(북구) 등 전직 구의원들도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상화를 바라는 당원모임이 2일 만민공동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와 6월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당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입장문도 채택했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선대위 균형발전위원회 대구위원장을 맡은 노진철 경북대 명예교수가 대선 패배에 대한 분석에 나서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대구에서 민주당 지지율 하락 추세의 책임은 시당에 있다”고 짚었다.

노진철 교수는 “대선 후보들이 지역 위원장들을 줄세우기 하면서 경쟁이 일어났고, 대선 국면에서 대구시당 내 갈등으로 불거졌다”며 “선대위도 50대 남성 중심의 자기 세력화에 집중했고, 중도층 포용과 청년, 여성층 확장에 한계를 보였다.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세력이던 지역위원을 선대위 핵심에서 배제했다”고도 지적했다.

노 교수는 “홍의락 전 의원 지지 세력과도 불협화음을 보이면서 지속적인 장애 요소로 작용했다. 시당 위원장 정치력에 불만을 가진 지역위원장, 지방의원들이 홍 전 의원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있었고, 자신의 정치력을 위협한다고 본 위원장이 포용하는 척 하면서 배제하는 역설적 전략을 구사하며 시당의 역량을 소진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영아 당원 모임 대표도 지방선거 평가에 나서서 ‘인물부재’, ‘공천파동’, ‘조직무능’을 3가지 선거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애초에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공천 과정에서 여러 행정적, 조직적 무능을 드러내 보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느 선거든 공천에 따른 후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능력적으로 잘 대처했는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며 “시당은 무대응으로 대처했다, 전화를 받지 않았고, 실수가 있으면 바로잡고 사과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조직적 무능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만민공동회를 마무리하면서 “혼란과 무기력에 빠진 채 더 이상 시당을 방치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자성과 변화를 포기한 시당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아니라 당원들 스스로 서로를 추스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당이 바로 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3가지 요구안을 담은 입장문을 채택했다.

입장문을 통해서 이들은 ▲당대표 선출 1당원 1표제 실시 ▲대선·지선 패배 이끈 지역위원장, 시당위원장 백의종군 ▲지역위원장 당원 직선 선출 등을 촉구하면서 “당원 모임은 향후 대구 민주당의 강화와 당원의 헌신과 열정을 담아내기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