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뒤끝, “연합뉴스 구독료 납부 취소”···언론 길들이기 우려도

정의당, "언론 재갈 물리기···'땡홍 언론' 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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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과잉 의전 논란’ 보도에 대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뒤끝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오전 홍 시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오늘부터 (연합뉴스) 구독료 납부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본격적으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관련기사=홍준표, ‘과잉 의전’ 보도에 “참 못된 기사”···정의당 “본인부터 낮춰야”(‘22.7.19))

지난 19일 <연합뉴스>는 홍 시장 취임 후 구내식당에 시장 전용석이 생겼고, 출근길 의전을 위해 동인동 청사 앞마당에 통제선을 치고 시민들의 1인 시위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보도 직후 “참 못된 기사”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20일에는 대구시가 연합뉴스에 내는 구독료도 납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본인의 SNS를 통해 “연합뉴스 구독료를 우리 대구시에선 1년에 1억 원 가까이 낸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이 이를 컴퓨터로 찾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오늘부터 구독료 납부를 취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시장은 “아마 전국 지자체 모두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라며 “스마트폰 뉴스 시대에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늘 해오던 관성으로 전국 지자체가 구독료를 TV 시청료처럼 강제 징수당하는 느낌이다. 세금 낭비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가기간통신망으로 그 기능이 회복되면 그때 재구독 여부를 고려할 생각”이라며 “뉴스통신진흥에관한법률 제19조를 보면 연합뉴스 의무 구독은 중앙정부에 한정되고 지방정부는 관련이 없다. 오늘 시청에 설치된 연합뉴스 수신 단말기 반환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전 본인의 SNS를 통해 연합뉴스 구독료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 대변인실 관계자는 “곧 지시가 내려오지 않겠나 싶다. 연합뉴스 구독료는 연간 9,000만 원을 계약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홍 시장이 본격적으로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성년 정의당 대구시당 대변인은 “홍준표 시장이 연합뉴스 통신 구독료 납부를 취소하겠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세금낭비’라고 했는데, 그걸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연합뉴스 ‘구내식당 전용석 등 과잉의전 구설수’ 기사에 대해 ‘참 못된 기사’라고 비난하고 나서 16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언론에 재갈 물리기”라며 “‘국가기관 통신망으로 그 기능이 회복되면’ 재구독 여부를 고려하겠다는데, 전두환 시절 ‘땡전 뉴스’처럼 ‘땡홍 언론’이라도 되라는 말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