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지 않는 이유

“대구에 도움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말을 하지 않아”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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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일 주호영 국회의원 대표로 발의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올해 연말까지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대구 이익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돕고, 이재명 국회의원을 향한 비판도 삼가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8일 홍 시장은 취임 후 처음 동인동 대구시청사 기자실을 찾아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되면 특별법 처리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홍 시장은 “우리 대구로선 아주 마음 편하게 됐다. 주 대표가 책임지고 법안(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도 통과시키고, 대구에서 요청하는 정책은 연말까지 주 대표가 다 정리할 것으로 나는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SNS 글을 계속 쓰는 배경도 대구에 필요한 정책을 중앙 정치권에 반영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중앙 정치 문제도 의견 제시를 하는데, 대구 문제를 풀기 위해 부득이하게 안 할 수가 없다”며 “당이 혼란스러울 때 이야기 안 할 수 없는 것이 나중에 그게 대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도 83명이 특별법에 서명하고, 민주당이 9명이 서명하는 건 중앙정치에 끊임없이 관여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대구에 도움이 안 되겠다고 판단하면 말을 하지 않는다”며 이재명 의원을 언급했다. 홍 시장은 “요즘 이재명 후보 하는 거 보고 몇 번 썼다 지웠다 해버린 게, 어차피 당 대표가 되면 특별법 통과하는데 나하고 개인적 감정으로 훼방 놓기 시작하면 상당히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이재명 후보에 대해 일체 언급을 안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홍 시장은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기간 이 의원을 향해 날선 비판을 이어갔지만, 대구시장 임기 시작 후 이재명 의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 언급은 지난 6월 27일 ‘청년의꿈’에 이준석 당 대표를 옹호하는 글을 쓰면서다.

홍 시장은 ‘제가 40년 공직생활 동안 여성 스캔들이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요즘 각종 스캔들로 고초를 겪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참 안타깝게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 살다 보면 실수할 때도 있는데 그걸 모든 가치 판단의 중심으로 치부해 버리는 세상이 되다 보니 참 그렇네요”라며 “이준석 대표도 잘 헤쳐나가기 바랍니다. 성남 총각도 멀쩡하게 야당 지도자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라고 밝혔다.

홍 시장이 이 글에서 ‘성남 총각’이라고 표현한 것이 과거 ‘여배우 스캔들’을 겪은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끝으로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우리 대구로선 혜택을 받아야 할 가장 힘 있는 사람”이라며 “마음에 안 들더라도 보호를 해줘야 된다. 그래야 고마워한다. 그래야 대구에 뭐라도 하나 더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