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 첫 최고위는 대구에서”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
“당 갈등 깨끗하게 출발하고 싶어”
“홍준표, 사기업 운영 마인드 강해”
“통합신공항 정책, 시의원 시절부터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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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당 대표가 선출되면 가장 첫 최고회의를 대구서 할 수 있도록 해보자고 이야길 하는 중이에요. 이준석 당 대표는 무등산도 올라갔는데, 팔공산 올라가는 건 아니어도 앞산이라도 가자. 앞산 정상에서 대구 전경으로 기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하자. 그래서 민주당이 대구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걸 좀 보여주자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강민구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대구 민주당의 발돋움을 위한 결의를 다져 보였다. 지난 11일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만난 강 위원장은 취임 초기 계획을 설명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 밖으론 그간 소홀했던 유관기관들과 관계를 다지고, 당 안으로 전임 위원장 시기 컸던 당내 반목을 해소하기 위한 고민도 털어놨다. 무엇보다 이제 바닥을 친 대구 민주당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초심을 드러냈다.

사실, 2016년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김부겸 국회의원이 민주당 간판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곧장 탄핵 정국이 시작됐고, 더불어민주당도 대구에서 ‘기를 펴는가’ 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첫 지역구 대구시의원 4명을 배출했고, 기초의회에도 50명이 당선됐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20년 총선에서 김부겸, 홍의락 의원이 낙선했고,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선 시민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 했다. 그 와중에 대구시당은 지도부가 보인 난맥상으로 큰 내홍을 겪었다. 김대진 전 대구시당 위원장은 지방선거 이후 기자들의 전화도 피했다. 사실상 대구 민주당이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고 해도 무방했다.

▲지난 11일 강민구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뉴스민>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강 위원장은 그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당선 소감을 묻는 첫 질문에 시당의 소통 부재부터 언급했다. 그는 “올해 대선과 지선을 지면서 우리 당내에 좌절감, 상실감 이런 게 대단히 컸다. 지선 공천에 대한 잡음도 역대 최고였던 것 같다. 그 이유의 첫 번째는 소통 부재였고, 두 번째는 누구라고 할 것 없는 개인적 욕심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소통은 쉽다. 사람들은 나중에 알면 기분이 나쁘지만, 사전에 알면 나쁘지 않다. 중앙당에 지역당에도 모바일 투표를 열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당원 투표도 활성화하고, 미리 확인하고 미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내부 결속을 위한 행사도 여럿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인 욕심이란 건 누구에 국한된 게 아니”라며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공적 다툼을 했던 거 같고, 자기 위주로 하다 보니 잡음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원들도 적극적이지 못하고 수비적으로 선거를 치렀다. 수비형 선거를 하다 보니 크게 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소통 부재, 개인 욕심 등에서 빚어졌다고 진단한 지난 시당 위원장 시기의 갈등을 정리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 문제를 종결짓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강 위원장은 “첫 최고위를 대구에서 할 수 있게 된다면 대구시당 출범식도 진행해야 하고, 그땐 깨끗하게 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갈등의 핵심은 크게 첫 번째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돈이다. 그래서 윤리위원회에 가급적 빠르게 징계 문제를 매듭지어달라고 부탁드렸다”며 “돈 문제는 예산결산위원회를 꾸릴 생각이다. 절차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가급적이면 의혹을 제기하는 당원들이 참여해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홍준표 대구시정에 대해서도 ‘견제’와 ‘협조’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보인 홍준표 시장의 모습은 너무 사기업 경영 마인드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 대기업에 근무할 때, 성력화(省力化), 성인화(省人化)라고 했다. 비용 줄이고, 사람 줄이는 걸 강조했다”며 “공무원 조직은 인원을 줄일 수 없으니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그걸 하려는 게 아닌가 싶은데, 앞뒤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급증을 내고 급하게 행정을 진행하고 있지 않을까, 자기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보여주기식을 하고 있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정확히 파악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지적할 건 지적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신공항 정책과 같은 홍 시장의 역점 정책에 대한 협조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강 위원장은 “시의원 생활을 하면서도 저는 통합신공항 정책에 찬성했다. 너무 진도가 많이 나간 상황이기 때문에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며 “과거 당 지도부에서도 가덕도공항 문제는 관심도 많고 공부도 많이 했지만 대구경북공항 문제는 그러지 못해서 설명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구시가 민주당의 협조를 구할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설명도 해주고 해야 할 것인데, 지난 권영진 시장 때도 그런 게 잘 되진 않았다. 홍 시장은 더 안 할 거 같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온다면 살펴보고 협조할 건 협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