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서열병합발전소 토론회···’용량 6배 증설’ 안전성 논란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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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열병합발전소 발전용량 6배 증설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달서구에서 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시민단체와 주민은 건강권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고, 한국난방공사 측은 안전성을 강조했다.

5일 오후 대구 달서새마을금고 대강당에서 ‘성서열병합발전소 증설 관련 천연가스 공급시설 안전 토론회’가 열렸다. 대구시와 한국가스공사가 주최·주관했고,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사안에 대한 관심을 방증했다. (관련기사=시민단체, 성서열병합발전소 용량 증설 반대 서명운동 시작(‘21.12.21), 대구안실련, “성서열병합발전소 증설, 온실가스 증가·폭발 위험”(‘21.08.31), 성서 열병합발전소 증설 토론회서 주민 강한 반발(‘21.08.10))

1부는 장종일 한국가스공사 건설설계처장이 ‘가스공급시설 운영과 안전 관리 방안’, 이근원 아주대교수(환경안전공학)가 ‘고압가스 배관 및 정압관리소 설치 안전한가’, 김중진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시민 안전과 건강권에 대한 현안은’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서 ‘성서열병합발전소 증설 관련 천연가스 공급시설 안전 토론회’가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장종일 한국가스공사 처장은 가스배관망 현황과 가스 설비 통제 시스템을 언급하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서울 서초구와 인천 남동구 등에 배관이 설치돼 있다며 사례도 내세웠다. 장 처장은 “공급관리소, 지역통제소, 중앙통제소가 연계된 3중 통제 시스템을 운영 중이고, 24시간 상시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수집과 위험도 평가, 배관검사, 위험성 완화 조치 등 종합 안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또 ILI(in-Line Inspection)라는 부식검지 장비(MFL 피그)를 배관 내부에 주행시켜 결함을 검지하는 방법으로 배관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원 교수는 고압가스로 인한 사고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인구밀집지역에 열병합발전소 설치가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가스공사 정압관리소 전후단의 가스 사용시설 여건 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사고영향 범위를 추산해 보면 위험성이 확인된다”며 “고압가스 배관 파열시 화재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인구 밀집으로 그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배관을 우회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중진 안실련 대표는 열병합발전소 증설은 명분이 부족하다며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암 발병과 질병 유발 물질인 유독가스(일산화탄소)와 1급 발암물질(미연탄화수소)이 고농도 배출되고 이에 대한 방지대책이 없다고 한다”며 “온실가스 약 33만 톤이 추가 발생하는 것 역시 대책이 없고, 이는 초미세먼지로 주민 건강권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전용량 6배 증설로 생산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되는 구조로 오로지 지역난방공사의 수익증대를 위한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도 없고 오히려 건강권과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2부 토론 순서에는 박지호 한국갈등전환센터장이 사회를 맡고, 주민대표로 박종길 달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 이종건 성서지역발전회장, 배용근 성서복합유통단지 상가연합회장을 비롯해 1부 발제자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나섰다. 주민대표들은 공통적으로 증설에 대한 우려와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고, 한국난방공사 관계자들은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 2부 토론 순서에는 주민대표로 박종길 달서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 이종건 성서지역발전회장, 배용근 성서복합유통단지 상가연합회장과 발제자들이 나서 토론을 이어갔다.

박종길 의원은 “열병합발전소 증설은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않은 접근방법”이라며 “환경 관련 사업은 이윤 추구보다 공공 가치와 복리를 우선해야 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열 생산은 큰 차이가 없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보다 연간 2.64배 늘어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종건 회장은 “지역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증설”이라며 “벙커C유를 LNG로 바꿔주면 지역난방 공급이 가능한데, 손쉽게 전기를 늘리기 위한 ‘하책’이다. 이미 수 십 년 간 환경오염으로 고통 받아온 지역 주민들에게 감내할 수 없는 가혹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난방공사 측은 재차 안전성을 강조하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한국난방공사 관계자는 “6배 증설은 총 열생산 용량을 고려해 산정된 것이고, 오랫동안 논의를 거친 부분이다. 작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며 “다른 도심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발전소와 동일한 형식이고, 주민분들께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 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곡동에서 ‘성서열병합발전소 증설 관련 천연가스 공급시설 안전 토론회’가 지역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토론회에는 대구시와 달서구 관계자들이 참석해 주민 의견을 경청했다. 현장에 있던 달서구 관계자는 “기존에도 계속 이야기됐던 부분이기도 한데, 주신 의견은 내부 논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대구시 관계자는 “앞으로 절차는 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회에서 심의가 진행되고, 2~3개월 소요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