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신청사건립과 잠정 폐쇄”···사실상 백지화?

대구시의원들, “예정된 반응···시장 진의 드러나”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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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사실상 신청사 추진 백지화를 선언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시의회에서 삭감된 신청사 설계비를 언급하면서 “신청사추진과 직원 9명은 앞으로 1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며 “오늘부로 신청사 추진과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 모두 다른 부서로 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청사 사업 추진 난항 책임을 시의회에 물으면서, 사실상의 사업 추진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15일 대구시의회는 297회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2023년도 본예산안 등을 처리했다. 시의회가 신청사 설계비 삭감 등을 포함한 수정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홍 시장과 대구시의 향후 대응이 관심사였다. 애초 의회에선 설계비가 삭감되면 대구시가 사업 무산 책임을 의회에 물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는데, 실제로 홍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 나서 “하고 싶어도 여러분들이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저희로선 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삭감된 부분은 즉시 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사업 전부를 재검토하도록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중지를 모은 뜻이기 때문에 집행부로선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그 부분 충분히 여러분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신청사건립과 폐쇄 뜻을 밝혔다.

홍 시장은 회의 종료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인사말의 취지를 더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은 “오늘 시의회에서 신청사 건립 예정지인 달서구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를(설계비) 전액 삭감함으로써 신청사 이전 첫 출발부터 좌초하게 됐다”며 “이 예산이 통과되어야 신청사 추진 사업이 본격 시작되는데, 그걸 못하게 되니 오늘부로 신청사추진과(신청사건립과) 직원 9명은 1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로 신청사추진과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은 모두 다른 부서로 전출하기로 하였고, 신청사 설립 재추진 여부는 내후년 예산 심사 때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다. 우리는 악화된 재정 상태에도 문제를 풀어 보려고 온갖 궁기를 다하는데, 해당 지역 시의원이 주축이 되어 신청사 건립 첫 출발부터 봉쇄를 하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신청사 사업 추진 무산은 설계비를 삭감한 대구시의회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의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것이다. 의회 내에서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A 대구시의원은 “홍 시장 입장에선 잃을 게 없다. 의회만 욕먹는 거다. 나는 하려고 했는데, 부지 매각을 반대하니 이제 의회 탓 아니냐 라는 것”이라며 “홍 시장의 노림수는 우리가 봐선 ‘하기 싫다’는 것이다. 진의 파악에 몇 달이 걸린 것뿐이다. 만들려고만 하면 돈은 있다. 만들 생각은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B 대구시의원도 “의장도 매각 반대 의지를 의원들에게 밝혔고, 그에 따라 신청사 설계비가 삭감된 것이다. 달서구의원들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도 잘못된 지적”이라며 “다른 방안을 내서 빨리 짓도록 하는 게 옳은 행정이다. 의장이 의지를 갖고 상황을 이끌어가 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