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동 금호강변 개발 두고 환경단체-북구청 갈등

북구, "환경 모니터링 용역 발주"
환경단체, "전면재검토 또는 축소해야"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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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구 북구(구청장 배광식)에 따르면 금호강 사수지역 체육시설 조성과 관련해 환경 모니터링 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예정이다.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환경적 우려에 따른 것이지만, 환경단체는 사업 전면 재검토 또는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양쪽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북구는 금호강 금호대교와 와룡대교 사이(금호동 609-19번지)에 파크골프장 36홀(3만 3,392㎡)과 야구장(8,977㎡)을 짓는 계획을 갖고, 지난해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앞서 금호강 하천기본계획을 복원지구에서 친수지구로 변경하고, 지난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올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하천점용허가를 완료했다. 2024년 5월 완공이 목표로, 예상 사업비는 25억이다.

오현미 북구 체육진흥과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우리가 추진하는 체육시설은 약 10만㎡에 불과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고, 사후 모니터링 의무도 없다”며 “그렇지만 환경단체 우려에 따라 조만간 용역을 발주하고, 공사를 하면서 실시하도록 하려고 한다.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당시 대구지방환경청은 “10km 이내에 이미 조성됐거나, 협의된 파크골프장 10개소(243홀), 야구장 5개소가 위치해 있어 일부 이용자들만을 위하여 하천구역에 지속적인 시설물 설치는 공유제인 국가하천에 바람직한 사용계획이 아니”라며 대체부지 마련을 우선 검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구는 대체부지 마련이 어려운 점을 들어 해당 위치에 체육시설 조성을 추진하는 중이다.

오현미 과장은 “대체부지를 찾아봤지만 조성할 곳이 없었다”며 “주변 지역에 2만 인구가 유입됐고, 체육시설이 없는 상황이다. 이 인근에 파크골프장이 있지만 수요가 많아서 시간을 나눠 4부제로 시설을 이용할 정도”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 대구 북구 금호강 사수지역 체육시설 조성 공사 현장 모습 (사진=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3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위원회는 체육시설 조성공사 장소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구청의 토건공사로 인해 야생동물에게 잔인한 겨울이 되고 있다”며 “이곳 일대엔 멸종위기종 1급 수달·흰꼬리수리와 2급 삵, 천연기념물 원앙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리한 사업을 밀어붙이는 북구청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계속해서 북구청에 사업 문제점을 지적하고 우려를 전하고 있지만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곳에 토건공사를 허가해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대구지방환경청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관련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구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 관계자는 “전문기관에서 평가가 이뤄졌고, 그대로 진행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협의 의견이 나온 것”이라며 “수달 분변처럼 생활반응은 어느 하천을 조사해도 나온다. 그럼 모든 하천에 어떠한 개발 사업도 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