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슬람 사원 반대 주민들 수육 잔치···북구청 중재안 공개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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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지 앞에서 돼지 수육과 소고기국밥을 나눠 먹는 행사가 열렸다. 사원 반대 대책위 측 관계자 등 40여 명이 모여 대기 행렬이 사원 입구에서 골목길까지 이어졌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행렬을 묵묵히 지나쳐 점심 기도(주흐르, zuhr)에 참여했다.

2일 낮 12시 30분경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허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원 건축지 앞에서 이번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사원 건축주 측과 주민 중재를 위한 북구청 제안에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주민들은 음식 100인분을 준비했으며, 식사를 위해 골목길에 간이 테이블과 의자도 비치했다. 무슬림 유학생들은 테이블에서 수육을 먹는 주민들을 지나쳐 건축지 앞 기도소에 들어섰고, 특별한 충돌은 없었다.

▲2일 대구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이슬람 사원 건축지 앞에서 수육을 배식하고 있다.
▲2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지 앞에서 돼지 수육 시식 행사가 열렸다.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허가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육 시식 행사에 앞서 오전 11시 30분 대구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광식 북구청장을 규탄했다. 북구청이 제안한 사원 인근 부지 매입 방안이 주민 삶의 터전을 빼앗는 방안이기 때문에, 사원을 이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북구청이 사원 인근 부지를 매입해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시설 건립이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이는 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북구청이 뒤늦게 사원 인근 부지 매입안을 제시한 것도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북구청이 공사 중지를 할 때 법적 근거를 충분히 갖추지 않았고, 이후 건축주와 주민 중재 역할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골든타임을 놓쳤다. 실질적인 해결을 하려고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원 건축지 바로 옆에 사는 한 주민은 “우리가 팔고 나가라는 말이다. 내가 왜 내 집에서 나가야 하나”며 “우리 터전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오전 11시 대구 북구청 앞에서 배광식 북구청장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일 점심 기도를 하는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