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수목원, 승용차 대신 셔틀버스, 자전거, 도보 방문 어때?

박종길 달서구의원 주최, 생태관광 전망 토론회 개최
"야생생물 보호와 함께 관광지 접근 방식도 고민해야"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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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대구수목원을 방문할 때 승용차 대신 셔틀버스나 자전거, 도보로 방문한다면 어떨까? 자연을 단순히 관광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보전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방문한다면 어떨까? 달서구에서 지역 자연 관광 자원을 생태관광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14일 대구 달서구의회에서 박종길(더불어민주당, 이곡·신당동) 달서구 의원 주최로 열린 ‘달서구 생태관광의 과제와 전망 토론회’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생태자원을 연결하는 지속가능한 달서구 관광 을 위한 고민을 했다. 박종길 의원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이 중요한 시기에 생태관광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생태자원을 보존하면서 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고민들이 계속 필요하다”고 토론회 취지를 밝혔다.

▲대구수목원 전경. (사진=대구TV 유튜브 갈무리)

주제 발표로 전은정 대구가톨릭대학교(환경안전학전공) 교수가 ‘탄소중립과 달서구 생태관광의 과제와 전망’을, 이정아 (사)식생&생태연구소 대표가 ‘달서구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각각 이야기 했다. 토론회에는 달서구 기후환경과·문화관광과 과장과 달서구의회 의원, 주민들이 다수 참석했다.

생태관광은 단순히 자연에서 이뤄지는 관광이 아니라 보전에 기여하고 지속적 운영을 통해 자원 및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환경교육 요소를 도입해 여행자의 환경의식을 높일 수 있는 관광으로 정의된다.

달서구에는 대구수목원을 비롯해 ▲달성습지 ▲월광수변공원 ▲달서별빛캠프 캠핑장 ▲두류공원 ▲학산공원·장기공원 ▲대덕산~앞산~월백산~산성산~청룡산~삼필봉 등의 생태관광 자원이 있다.

전은정 교수는 달서구 생태관광 전제 조건으로 “자연환경 현황 정합성과 구민 수용성, 관련 정책 연계성과 추진사업의 지속성과 실현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전 교수는 달서구의 보호종으로 달성습지(삵)와 낙동강변(흰목물떼새), 대천동과 와룡산 등산로(솔부엉이), 대명유수지~월곡지(맹꽁이)까지 멸종위기 야생동물·천연기념물인 보호종이 산다면서, 양서류 서식처 및 수변생태벨트 복원사업 시행과 양서류 이동 통로 조성을 제안했다.

특히 달성습지 일대에 맹꽁이를 비롯한 약 230여종 생명종이 서식하고, 2000년 이전까지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재두루미 도래지였지만 성서공단이 들어서면서 철새도래지로 기능이 약화된 사실도 지적했다.

▲발표자로 나선 전은정 대구가톨릭대학교(환경안전학전공) 교수가 ‘탄소중립과 달서구 생태관광의 과제와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전 교수는 “현재 달서구에서도 생태통로 조성이나 공원 녹지 확충, 선사시대로 거점 공원을 중심으로 자연자원과 관광자원의 연계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렇지만 달서구에 생태관광 육성 및 지원 조례가 현재 제정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특히 “대구시 생태관광 육성 방향안의 하나로 달성습지와 마비정 벽화마을, 대구수목원, 앞산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있는데, 여기에 차별성 있는 체험과 해설, 관찰 프로그램을 각각 마련한다면 생태적 관광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관광 방식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전 교수는 “달서구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보면 도로와 전력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며 “대구시 관광객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개인 승용차를 타고 온다. 교통에 있어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도보가 가능하도록 연계 코스가 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생태관광 저탄소 인증제도를 소개하면서 태양광발전 전기 사용이나 지역농산물 식자재 활용, 자전거 이용, 자가용 대신 관광버스 타기 등을 통한 생태관광 제도도 달서구에 구축되면 좋겠다고 했다.

두번째 발제에 나선 이정아 대표는 먼저 생태관광의 장단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표는 순천만습지와 DMZ 관광이 대표적 생태관광이라면서, “생태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가능한 방안으로 이용될 수 있고, 해설프로그램이 있어서 이를 통한 관광 경험의 질을 높인다. 그렇지만 생태 훼손에 면죄부를 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시 관광 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해 여행 전과 여행 중에 여행 정보를 얻는 경로로 주변인이 각78.8%, 66.4%로 상당 수를 차지했는데, 이를 근거로 이 대표는 “결국 대구에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관광정보를 많이 얻는데, 쉽게 스스로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발표자로 나선 이정아 (사)식생&생태연구소 대표가 ‘달서구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어 이 대표는 “대구 관광에서 좋았던 활동으로 강·산·호수/공원·호수·휴양림 등 자연환경이 많고, 앞서 교수님도 언급하신 것처럼 대구수목원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으로 꼽혔다”며 “쓰레기 매립장을 수목원으로 만든 것인데, 이런 가치를 어떻게 더 생태적으로 접근하고 이용하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지하철역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해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달서구에서 추진 중인 에코전망대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내놨다. 이 대표는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한 자연환경 보전과 함께 에코전망대와 같은 생태적 가치가 확인되지 않은 시설물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이영빈 달서구의원, “에코전망대, ‘굴뚝전망대’될 것···철회해야”(‘22.02.07))

그러면서 “달성공원은 달성토성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는 생물 400종이 사는 도심 속 녹색섬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지역을 해석하는 스토리텔링이 달서구에도 필요하다”며 “선사시대로 관련 자원들을 연결시키는 점을 선으로 잇는 콘텐츠 개발도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