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미니#44:친절한 김기자] 대구시가 쏘아 올린 노인연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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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뉴스민 뉴스레터 담당자 김보현 기자입니다. 이번 주는 대구시가 쏘아 올린 ‘노인 연령’ 논란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지난주 목요일, 9일이었죠. 대구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7월부터 버스는 75세 이상, 도시철도는 65세 이상 무임승차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버스는 1세씩 낮추고, 도시철도는 1세씩 높여서 2028년 70세 이상 무임승차로 일치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거, 저만 너무 급하다고 생각했나요? 대구시는 “당초 각계각층 다양한 의견 수렴과 분석을 거쳐 3월 중 최종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도시철도에만 적용되던 기존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버스까지 교통복지를 확대하겠다는 정책 본연 목적이 자칫 기존 어르신 혜택을 축소하는 것처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신속하게 정책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7월 시행까진 5개월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대구시가 이렇게 빠르게 결정한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남은 기간 집중해야 할 문제는 뭔지 이상원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이상원 기자님. 이번 주 ‘친절한 김 기자’가 PICK한 기사는 2월 6일 자 기사 👉홍준표가 쏘아 올린 노인 정책 전환은 어딜 향할까? 입니다. 7일 기자설명회에서 노인 무임승차 방안을 고민 중이라던 대구시가 이틀 만에 단계적 도입을 결정했죠?
  이 기자: 네, ‘노인 버스 무료화’는 홍준표 시장의 공약인데요. 홍 시장은 지난 2일부터 잇따라 SNS를 통해 노인 복지뿐 아니라 관련 정책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구시는 홍 시장의 정책 방향에 맞춰 지난해 10월 제정한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할 준비를 시작했고,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계적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7일 기자설명회에선 대구시가 70세 이상 버스-도시철도 무임승차를 오는 7월 일시 적용하는 안과 단계적 적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했는데요. 당장 그날 저녁 라디오에 출연한 홍 시장은 오전 기자설명회와 달리 단계적 도입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김 기자: 얼핏 들으면 노인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 같은데, 취재할 땐 무엇에 집중하셨나요?
  이 기자: 정말 대구시가 노인 복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게 맞는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개인적으로 절반만 맞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홍준표 시장이 당선된 후 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내놓은 노인 버스 무임승차 정책은 70세 이상에서 시작해서 65세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거였거든요.
 버스도 65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굳이 도시철도 기준 연령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릴 필요는 없을텐데, 올리기로 결정한 거죠. 버스 무임승차 대상 확대 계획도 사실상 폐기됐구요. 최초의 계획 후퇴하는 결정인 건 맞는거죠. 그에 따라 70세 이상 노인들은 버스도 무료로 타게 되지만, 65세에서 69세 이하 노인들은 도시철도 마저 무임승차가 불가능해지니까 무조건 확대됐다고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겁니다.
 대구시가 이런 결정을 한 건 결국 재정 문제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 대구시의회에서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 조례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대구시 교통국장은 65세 이상 확대 계획에 대한 물음을 받고, 재정 부담 때문에 확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거든요. 실제로 버스 무임승차 실시에 따라 350억 원 가량이 추가로 필요했는데요. 도시철도를 70세 이상으로 올리면 150억 원 가량 감소되는 효과가 있는 걸로 확인됐어요.
🎥[주간 홍준표] (28) 시장님, 왜 이렇게 급하세요? 이번주 뉴스민 유튜브 금요 고정 코너 ‘주간 홍준표’에서도 같은 이슈를 다뤘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영상 클릭 (찡긋)
  김 기자: 7월 시행까지 4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추진되는 것 같은데, 절차상 문제는 없나요?
  이 기자: 노인복지법에는 ’65세 이상으로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요. 꼭 65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아닌 거죠. 세부적인 내용은 조례로 정할 수 있으니, 조례에 관련 내용을 담아내면 절차적 문제는 없어요.
 202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 65세 이상 인구는 모두 46만 4,159명이고 65세에서 69세 사이 인구는 14만 8,132명(31.9%)입니다. 연령 상향이 시작되는 2024년부터 2028년 사이 65세가 되는 인구(59~63세)가 20만 2,001명으로 현재보다 36.4%가량 많아서, 장기적으론 더 많은 시민이 70세가 되기 전까진 버스·도시철도 무임승차 혜택을 받지 못할 전망이에요.
 ‘이렇게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데 충분한 논의가 진행됐나?’란 의문은 있어요. 홍 시장이 2일 페이스북에 이야기를 던지고 나서 일주일 만에 결정이 됐죠.
 김 기자: 다른 지자체로 여파가 미칠 것 같습니다. 서울, 부산 등 지하철이 있는 지자체들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이 기자:  현재 이슈가 집중되는 건 대구와 서울입니다. 묘한 점은 대구와 서울의 단체장이 차기 대권후보들이란 거죠. 그렇다 보니 주도권 싸움의 일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실제 홍 시장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경엔 이 주도권 싸움이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공은 먼저 던졌는데, 뺏겼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홍 시장은 6일, 7일 연달아 중앙방송과 인터뷰를 했어요. 이런 모습을 봤을 때 홍 시장이 이슈를 선점해 가려는 욕심이 있는 게 아닌가란 해석이 가능하죠

 

 김 기자: 우리가 앞으로 ‘노인 무임승차’ 이슈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뭘까요?
   기자: ‘노인 연령’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가 아직 나오고 있진 않은 것 같아요. 연금, 정년, 일자리, 노동환경 등 여러 문제 같이 엮여 있는데 복합적인 논의 없이 ‘무임승차’에 대해서만 급하게 결정됐다는 데서 우려가 됩니다. 
 5년이란 시간은 벌었으니 그사이 노인 복지와 관련된 여러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서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봐요. 이런 관점에서 65세에서 69세 사이 노인 빈곤 관련 데이터와 사례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데이터뿐 아니라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나눠보려 해요. 기사가 나오면 한 번 더 찾아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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