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위 통과 TK신공항 특별법 살펴보니···‘실질적 중추공항’ 될까?

공항건설에만 한정된 국비 지원, 예타 면제
중추공항 핵심인 활주로 길이도 장담할 순 없어
洪, 강조한 첨단산업단지 조성 관련 특례도 상당수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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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이 기부대양여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을 인정하는 첫 사례라는 우려와 입법권 남용 사례라는 지적 속에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결과적으로 대구시는 기부대양여로 이전되는 공항 사업비 부족분을 국고로 지원 받을 수 있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받을 순 있게 됐지만, 법안은 홍준표 시장이 여러차례 천명한 ‘중추공항’ 역할과 첨단산업 물류기지 건설까지 담보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23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회 404회 임시회 1차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호, 홍준표, 주호영 의원 등이 발의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 3건을 병합해 만든 위원회 대안 법률안을 의결했다.

국토위를 통과한 법률안을 대구시가 함께 마련한 주호영 의원 법안과 비교해보면, 대구시가 주문한 여러 ‘특별한’ 조항이 대다수 빠졌다. 빠진 조항을 살펴보면 크게 두 측면에서 홍 시장의 정책 방향에 걸림돌이 생길 여지가 있다. 하나는 ‘실질적인 중추공항’이고, 다른 하나는 첨단 배후산업단지와 종전부지의 두바이식 개발이다.

항공물류 25% 수용하는 실질적 중추공항?
법률 제정에서도 못 넘어선 가덕도, 계획 단계에선?

먼저 ‘중추공항’, ‘최대 중량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등의 표현이 삭제되면서 신공항이 인천 공항에 집중된 물류의 25%를 수용할 수 있는 ‘중추공항’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가 됐다.

홍 시장은 중추공항이란 표현이 법안에 담기는 것보다도 실제 내용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국토부의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따르면 대구경북신공항은 가덕도신공항과 함께 거점 공항으로 분류된다. 새로 마련된 법안에는 공항시설법상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따라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실질적인 중추공항’의 핵심은 항공기의 규모를 결정하는 활주로에 있다. 대구시는 3.8km까지 활주로를 늘려서 대형 항공기까지 띄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이 3.5km 활주로 1본 건설을 예정하고 있어서, 법률 제정 과정에서도 넘지 못한 가덕도를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넘어설지 미지수다.

공항 배후 첨단산업단지 구축 도울 특례 삭제
종전부지 ‘두바이식 개발’ 도울 예타면제, 국비 지원도 없어

홍 시장은 여러차례 신공항을 건설하고 그 주변으로 첨단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말을 더했다. 때문에 특별법에도 이를 도울 여러 특례 조항이 추가되어 있었지만, 대부분이 소위 심사 과정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공항 주변 개발 지역을 신공항 건설예정지 경계로부터 20km 범위로 하려던 것은 가덕도신공항법과 동일한 10km로 변경됐고, 이전 주변 지역 지원 사업 시행에 부족한 사업비를 국고로 부담하는 내용은 빠졌다. 사업 정의하는 법조문에 대구시는 통합신공한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물류 기반구축, 첨단산업단지 조성 및 연구개발 기반시설 건설 등을 포함시키려 했지만, 이 역시 빠졌다.

입주 기업들에게 토지나 건물 등의 사용을 50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 국세나 관세, 지방세를 감면해줄 수 있고, 다른 법률이 정한 고용 관련 규정 적용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등이 삭제됐다.

종전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예타 면제나 국비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빠졌다. 관광특구 등의 특별구역 지정에 대한 규정도 강행 규정에서 임의 규정으로 바뀌었고, 특별구역 지정 시 단체장 의견 청취를 강행 규정으로 해뒀지만, 역시 임의 규정으로 바뀌었다.

법률 통과되도, 시행령 주목해야

많은 것이 빠지거나 완화됐지만, 대구시는 국비 지원, 예타 면제, 종전부지 개발사업 인허가 의제가 확보된 만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비 지원의 구체적 내용은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해서 법안 통과 이후 마련되는 시행령에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민간공항 건설에 적어도 1조 4,000억 원이 필요하고, 국비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제정과 국비 지원이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도 남은 상황이어서 국비 확보 과정도 긴장을 놓을 순 없다. 국토위 법안 심사 과정에서도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시갑)은 “기부대양여 사업에 대한 지금까지의 원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첫 사례”라며 “(같은 처지의) 지자체 요구가 특별히 더 많아질 것이고, 지원이 막히면 특별법으로 가려는 관성이 생길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정의당, 경기 고양시갑)도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서도 입법권 남용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한 바 있다”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에는 찬성하지만, 특별법을 만들어서 예타 면제 등 여러 특혜를 주는 것에는 반대한다. 가덕도는 되는데 왜 대구는 안되느냐는 논리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부끄러워 해야 한다. 선거를 앞둔 포퓰리즘적 결정”이라고 법안에 반대했다.

이승상 대구시 공항정책과장은 “국비 지원, 예타 면제 등 핵심 내용이 포함된 만큼 공항 건설 사업에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종전부지 의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서 특례가 삭제되더라도 사업 추진에 큰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