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수 이지상 콘서트 ‘나의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

데뷔 31주년 민중가수 이지상의 사회성 짙은 노래
서정적인 시노래 가수 박경하와 함께 꾸민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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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범물동 가락스튜디오에서 열린 너른비문화행동(대표 이홍우)의 ‘나의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 이지상, 박경하 콘서트가 성황을 이뤘다. 가수 이지상과 박경하는 객석을 채운 70여 명의 관객 앞에서 100분 동안 사는 이야기와 함께 노래 18곡을 연주했다.

▲가락스튜디오에서 열린 ‘나의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에서 열창 중인 가수 이지상(사진=정용태 기자)

이번 콘서트는 민중가수 이지상 ‘중얼가요’와 박경하의 시노래를 3부로 나눠 들려줬다. 건반은 정은주가, 베이스는 박우진이 연주했다.

이지상은 1부와 3부 무대에서 노래했는데, 첫 곡은 그의 6집 ‘나의 늙은 애인아’에 수록된 동명의 노래로 시작했다. 이어 처음 무대에서 공연하는 ‘금목서 향기’ 등 서정성이 돋보이는 노래 5곡을 불렀다. 3부에서는 ‘흐린 눈빛으로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 ‘윤치호에게 쫓겨난 소녀’, ‘저 나무’, ‘그 쇳물 쓰지마라’ 등 콘서트 제목 ‘나의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와 어울리는 사회성 짙은 노래를 연이어 불렀다.

이지상은 공연 중 “몸이 가서 발걸음이 가는 게 아니라 발걸음이 가서 몸이 간다. 진보는 발걸음의 역사”라며 “우리 선조들에게 감사하며, 나는 우리나라를 위해 아무것도 안 했지만 이렇게 노래라도 불러서 다행”이라고 했다.

“나의 늙은 애인아 어감도 좋은 나의 늙은 애인아 / 볕 좋은 지붕 위 고양이처럼 순하게 늙어가자 / 나의 늙은 애인아 아직 오지 않은 나의 늙은 애인아 / 느릿느릿 흐르는 강물처럼 천천히 늙어가자”

– 최광임 시 ‘덕산기로 가자’를 개명한 ‘나의 늙은 애인아’ 부분

“그 쇳물 쓰지 말고 /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 살았을 적 얼굴 흙으로 빚고 /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 정성으로 다듬어 / 정문 앞에 세워주게. // 가끔 엄마 찾아와 /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자, 하게.”

– 제페토 시 ‘그 쇳물 쓰지마라’ 부분

2부 박경하의 무대는 ‘목련에게 미안하다’(복효근 시), ‘길 떠나는 저녁(정호승 시)’, ‘호수’(정지용 시). ‘진달래꽃’(이정록 시), ‘들꽃’(구광렬 시) 등 5곡의 시노래만으로 무대를 꾸몄다.

▲‘나의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 출연진. 왼쪽부터 정은주, 박경하, 이지상, 박우진(사진=정용태 기자)

이홍우 너른비 대표는 “이지상이 부르는 ‘삶의 노래’가 약육강식의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쳐가는 모든 이에게 작으나마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 아울러 진보적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우리 사회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1년 전대협 ‘통일노래한마당’에 나가 ‘통일은 됐어’로 입상한 이지상은 ‘조국과 청춘’을 창단한 1992년을 시작으로 가수 생활 31주년을 맞았다. 2020년 6집 앨범 ‘나의 늙은 애인아’를 발표했고, 지난해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졌다. 그는 노래 외에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北(북)’ 등 세 권의 에세이를 냈고, 은평시민신문 이사장과 희망래일 이사로도 활동했다.

이번 공연은 뉴스민에서 후원하고 교보증권대구금융센터, 광필름, 범어송치과, 한옥션에서 협찬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