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나무 아래에서 상화를 노래하다

문무학 시, 김보미 곡 시노래 발표회
봄밤 상화 생가 라일락향 짙은 무대에서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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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이상화 생가터 문화공간 ‘라일락뜨락 1956′(대표 권도훈)의 올해 첫 번째 라일락뜨락 콘서트 ‘봄은, 창작 시 노래 프로젝트2 – 문무학 시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가 성황을 이뤘다.

문무학의 시에 김보미가 곡을 붙인 시노래를 발표하는 이번 무대는 수령 200년 라일락 나무 아래에서 열렸는데, 짙은 라일락향이 날리는 라일락뜨락 공간은 이상화 시인의 집안 종손인 이원호 씨와 김용락 시인을 비롯한 문인,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의 관객으로 찼다.

▲봄은, 창작 시 노래 프로젝트2 – 문무학 시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의 문무학 시인(사진=정용태 기자)
▲봄은, 창작 시 노래 프로젝트2 – 문무학 시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의 김보미 작곡가(사진=정용태 기자)

이날 콘서트에서는 문무학 시인이 이상화 생가터에 홀로 남은 라일락 나무를 보고 지은 ‘상화의 라일락’ 연주와 시인의 시 해설을 시작으로 ‘발자국’, ‘호미로 그은 밑줄’, ‘청라언덕’, ‘그렇더라 그렇더라’ 등의 시노래를 약 90분 동안 들려줬다.

문 시인은 ‘상화의 라일락’을 두고 “지금 여기 라일락은 폈지만 상화 시절의 라일락은 5월에야 폈다. 봄은 ‘올락말락’, 라일락은 ‘필락말락’했을 거다. 상화 생가의 라일락 나무는 기울어진 채 그 시절 나라 빼앗긴 수난을 말해준다” 며 “지금 시대에 상화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시인”이라고 말했다.

봄날은 올락말락 라일락 필락말락 / 그 시절에 떠난 님아 봄 오는가 묻던 님아 / 서성로 십삼길 뜨락 라일락이 핍니다 // 그 겨울에 기울어져 바로 서지 않은 것은 / 빼앗긴 들의 수모 잊지 못할 당부란 걸 / 라일락 꽃 필적마다 꽃잎 받아 새깁니다 //
– 문무학 시 ‘상화의 라일락’ 전문

권도훈 ‘라일락뜨락 1956’ 대표는 “이곳은 이상화 시인이 태어나서 32세까지 살았던 집이다. 흔히 생가로 잘못 알려졌던 이상화 고택은 시인의 가세가 기울어져 여러 번 이사를 다닌 끝에 마지막 살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미 작곡가는 “4월은 민족시인 이상화의 달이겠다. 그는 이달 5일 탄생했고 25일 서거하셨으니 말이다. 이런 4월 상화 생가터에서 그를 기리는 문무학 시인의 시노래를 발표하는 무대를 가졌다”고 4월 이상화 생가터에서 시노래 무대를 가진 이유를 말했다.

▲봄은, 창작 시 노래 프로젝트2 – 문무학 시인과 함께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여한 작곡가 김보미(맨 왼쪽), 테너 박민재, 소프라노 강동은, 클라리넷 지동민(사진=정용태 기자)

‘봄은, 창작음악연구소’와 ‘라일락뜨락 1956’이 마련한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강동은, 테너 박민재, 클라리넷 지동민, 건반 김보미, 시낭송가 김인주가 함께했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