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평의원회 ‘패싱’ 학칙 개정 논란···의장 임기 문제 법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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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평의원회 의장 임기 문제가 결국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평의원회 내부에서 의장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평의원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북대 본부는 평의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학칙 개정 사항을 개별 평의원 의견조회로 대신했고, 평의원회는 컨테이너 사무실을 대학 본부 인근에 꾸렸다.

지난 21일 경북대 평의원회 한 평의원은 이시활 의장을 상대로 의장 지위 부존재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2월 평의원회가 선출한 의장 임기가 4월에 끝났지만 지위를 두고 논란 중이니, 법원이 이를 판단해 달라는 거다.

이 의장은 지난 2월 27일 선출됐다. 이 의장은 4월 평의원 임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는데, 3월 재추천돼 2년 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평의원 일부가 재추천된 시점에 의장 임기도 종료된다고 주장하면서 의장 임기를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의장 임기가 규정된 별도 조항이 없기 때문인데, 이 문제로 경북대 평의원회가 갈등하면서 현재까지 회의도 개최되지 않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는 중에 경북대 본부는 평의원회를 ‘패싱’하고 학칙을 개정했다. 학교 규정과 학칙에 따르면 학칙 제·개정은 평의원회 심의 사안이지만, 본부는 심의 절차 대신 개별 평의원의 의견 조회 절차를 거쳤다. 본부 관계자는 “학칙 개정 절차에서 평의원회 심의를 여러 차례 의뢰했으나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학칙 개정 지체로 인해 신입생 모집 중단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며 의견 조회 취지를 설명했다.

25일 이 의장 등 10명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본부를 비판했다. 이들은 “평의원회는 24일 임시회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으고 본부에 통보도 했는데 임시회를 나흘 앞두고 불법적으로 학칙을 공포했다”며 “본부가 평의원회 심의 없이 공포 동의 여부만 묻고 과반 찬성했다며 학칙을 공포했다는 건 황당하다. 정상적 심의를 거치지 않고 학칙을 개정하고 공포하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 본부는 강사 신분 의장이 선출되고부터 의장 임기 문제를 삼기 시작했다. 업무를 위한 사무실, 주무관 등 어떠한 행정지원도 없었고 자료 제출요구에도, 총장과 회동 요구에도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며 “본부가 평의원회 심의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강사가 의장인 평의원회를 인정하지 않고 거수기로 여기는 것이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평의원회를 정상화하고 민주성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에는 경북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교수노조 경북대지회, 경북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 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분회, 공무원노조 경북대지부, 전국대학노조 경북대지부 등이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학칙을 공포한 이유를 해명하고 사과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학칙 개정안을 심의해야 할 평의원들에게 심의 없는 공포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황당한 내용이다. 대학 본부가 심의를 거치지 않은 개정에 평의원을 공모자로 만드는 것”이라며 “본부는 의견조회 메일 응답자가 과반이라며 학칙을 공포했다. 정상적 의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북대학교 본부 앞에 꾸려진 평의원회 사무실. 현재는 본부 앞 공사를 위해 인근지역으로 위치를 옮긴 상황이다. (사진=평의원회 제공)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