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 7번에 준 투표용지 사라지지 않아” 故 ‘허대만상’ 제정키로

포항에서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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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해 발언하는 이정현 대구 남구의원

“허대만 위원장님을 지지했지만 낙선했던 7번의 투표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낙선자의 추도식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왔다는 것은 그 표가 여전히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와 경북의 청년 정치인이 떠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정현 대구 남구의원은 故 허대만 전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해 ‘허대만상’ 제정 취지를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에는 허 전 위원장의 배우자 박민정 씨와 4명의 자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민석·양정숙 국회의원,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 강민구 대구시당 위원장, 김태일 몽양 여운형 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 장세용 전 구미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공원에는 허대만 전 위원장의 생애를 담은 사진 전시도 함께 이뤄졌다. ‘1승 7패의 승리자’, ‘허대만의 정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의 문구가 사진과 함께 허 전 위원장의 발자취를 설명했다.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전 대표는 “우리 민주당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검찰 독재, 카르텔 세력에게 국가의 운명을 맡겨놓고, 내일 핵오염수가 드디어 방류되는 이 참혹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이 시기에 우리 허대만의 꿋꿋한 정신,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원칙을 걸어왔던 그 정신이 더욱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에서 허대만상 제정 취지를 설명하는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은 “허대만 동지를 생각하면서 우리가 그를 기억해내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 지역 정치에 대한 끈질긴 집념을 우리가 기억하는 방법이 뭘까? 그래도 지역에 남아서 지역의 정치를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며 “허대만이 꿈꿨지만 이루지 못했던 꿈, 전국 각지에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뛰는 또 다른 허대만이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어줄 지역의 청년 정치인들을 찾아내고 그들을 지지하고 지원하기 위한 가칭 허대만 상을 제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현 남구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임미애 위원장님 도지사 낙선하셨죠, 강민구 위원장님 수성구청장 낙선하셨죠, 오중기 위원장님도 국회의원 낙선하셨고, 홍의락 의원님도 낙선하셨다. 저분들이 낙선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저분들을 지지했던 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지역의 청년들이 용기를 갖고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허대만 위원장 자제분들이 나이가 들어서 허대만상을 시상하게 된다면 얼마나 뜻 깊을까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추모제에는 참석한 이솔(33) 씨는 허 전 위원장이 세상을 떠난 후 입당했다. “다른 정당 당직자였는데 늘 안부전화를 주셨다. 살아 계실 때 도와드리지 못했기에 포항에서 뭐라도 뜻을 이어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에서 유족들이 참가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허대만 전 위원장은 1969년 포항에서 태어났다. 1992년 서울대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포항시의원(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7번의 선거(경북도의원, 국회의원, 포항시장) 중 6번을 더불어민주당 계열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22년 8월 22일 지병으로 만 5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지역주의를 완화할 수 있는 선거법 개정안인 일명 ‘허대만법’이 발의됐으나, 선거제도를 두고 여야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3일 저녁 6시 30분 포항시 남구 오크정원에서 열린 허대만 1주기 추모문화제.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