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출지대 10月호] 국가폭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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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뉴스민은 ‘대구 아트 시사저널 표출지대’와 전재 계약을 맺고, 온라인으로 글을 게재합니다. 원본은 표출지대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국가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폭력은 선행될 수밖에 없다. 폭력은 질서를 보장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폭력은 사회의 질서를 보장하기도 하지만 폭력이 수단, 즉 국가의 자기 유지를 넘어서고 있다. 폭력이 국가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초기부터 폭력을 사용하는 일이 아주 빈번하다.

국민을 지키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폭력이 나타나고, 국민의 권리를 빼앗아 가면서 법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출현하는 예외 상황이 너무나 많이 등장한다. 국가의 치안과 국민의 안전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국가의 유일한 관심은 자신의 보전이지 국민이 아니다. 그들의 권력은 자본과 법에 기반을 두고 있고, 자본과 법에 의해 뒷받침된다. 폭력이 법을 낳고, 그 법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다.

<항쟁을 부끄러워하는 국가>는 배고픈 국민이 쌀을 달라는 시위에 총칼을 휘두른 일 10월 항쟁에 대해 다룬다. 참혹한 사건 이후에도 제대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왜곡된 역사로 10월 항쟁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발한다.

<반복되는 참사>에서는 대구지하철참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책임자들을 비판하고, 대책위원장 활동을 했던 유가족을 인터뷰해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약자를 죽이는 ‘건전함’>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신자유주의 이념을 적극적으로 앞세워 선별 복지를 강화하고 공동체를 위한 복지를 줄이는 등의 예산 삭감 기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표출지대도 블랙리스트에 오르나요?>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등장으로 새로운 블랙리스트가 등장해 사회적 예술을 하는 이들의 활동을 방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짜뉴스를 빌미로 한 직무유기>는 권력층을 비판하는 뉴스를 가짜뉴스라고 매도하며, 이러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에 취재 거부 조치를 내리는 등 언론탄압을 자행하는 대구시를 비판한다. 더불어 대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언론탄압에 맞서 언론이 취해야 할 태도를 제시한다.

국가폭력은 역사 속에만 존재했던 일이 아니다. 민주화 선언 이전에는 권력에 대항하게 되면 목에 총칼이 들어왔지만, 현재는 당장 목숨이 위험해지는 상황은 아닐지라도 먹고 사는 일에 영향을 준다. 기득권층은 자신들의 특권을 보호하기 위해 그들의 잘못을 드러내려고 하는 이들에게 폭력을 가한다.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빼앗고, 있었던 일을 마치 없었던 일처럼 만들기도 한다.

정말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가? 차별받고 억압받는 대신 자율적인 사회에 살고 싶다면 이와 같은 부당한 일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역사 속 비참한 일들을 제대로 기억하고,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일에 목소리 내는 것이 국가폭력에 대항해 주체성을 찾을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글_표출지대 박소현
pyochul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