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구 살림] 이례적 감소율 기록한 교육청 예산, 여파는?

10년 간 본예산 축소는 2번···2024년 최대치 삭감
2024년 정부·대구시 이전수입 동시 삭감탓
홍준표 시장 무상급식 분담비율 조정도 영향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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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대구의 교육 예산(대구시교육비특별회계)이 이례적으로 심하게 삭감될 전망이다. 대구시의회가 2024년 대구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원안 가결한다면 올해 대비 약 3,000억 원이 삭감된다. 최근 10년간 대구교육청 예산은 2021년 약 710억 삭감을 제외하고 모두 증액 편성되어 왔다. 2024년 삭감 예정인 3,000억 원은 교육행정, 보건급식, 학교시설여건개선, 교수학습활동지원 등 교육청 정책 예산이 전반적으로 삭감되는 식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대구시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에 따르면 2024년 대구교육청 예산은 4조 850억여 원이다. 올해 본예산은 4조 3,922억여 원으로, 약 3,000억 원이 감액된 안이다.

▲대구교육청 예산이 내년에 역대급으로 줄었다. (사진=pixabay.com)

■어디서 삭감됐나?

교육청 예산 규모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광역·기초) 이전수입으로 주요하게 구성된다. 올해 본예산을 기준으로 보면 97.9%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에서 나왔으며, 이전에도 대체로 본예산 비중 90% 이상을 유지해, 예산 대부분 비중을 차지한다.

내년 예산은 중앙정부 이전수입과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역자치단체(대구시)에서 전입되는 법정·비법정 이전수입이 동시에 줄면서 감액됐다.

중앙정부 이전수입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3,203억여 원 줄었고, 특별회계전입금도 137억여 원 줄었다. 반면 국고보조금은 88억여 원이 늘었다.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은 대구시로부터 받는 법정/비법정 이전수입 법정 이전수입이 대폭 줄었다. 법정 이전수입은 세입 중 이전 비율을 법률로 정해둔 것을 말하고, 비법정 이전수입은 법률과 상관없이 양 기관이 협의해 지원하는 걸 말한다.

법정 이전수입은 1,434억 원이 감액됐고, 지방교육세전입금, 담배소비세전입금, 시도세전입금에서만 1,108억여 원이 줄었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법정 이전수입은 본예산에 편성하지 않았다면 추경을 통해서라도 연내에 법이 정하는 만큼 보전해야 한다. 대구교육청은 대구시가 연내 미지급분을 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교육청은 교부금과 전입금이 모두 줄어든 상황에서 대구교육청 통합재정안정화기금 2,000억 원을 본예산안에 전입해 편성했다. 기금으로 급한 불을 끈 셈이다. 기금의 총액에도 한도는 있어서 지속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비법정 이전수입은 대구시 전입금이 216억여 원 감액됐다. 비법정 이전수입은 법률에 따르지 않아서 단체장 재량이 작용할 여지가 크다. 대구시 비법정 이전수입 감액분 중 210억여 원은 학생교복지원, 학기 중 급식비지원, 공공도서관 운영비 등에서 줄었다.

이중 급식 관련 예산 삭감률이 가장 높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급식 예산은 대구시가 감액한 만큼 교육청이 증액해서 학생에게 지원하는 급식비 지원액이나 무상급식 예산 총액은 줄지 않았다. 대구시의 금식 예산 감액은 지난 3월 대구시와 교육청이 무상급식 예산 분담 비율을 조정하면서 예견된 바 있다. (관련 기사=대구시-교육청, 무상급식 협약 체결···”시 몫 241억 교육청이 부담”(‘23.3.9.))

■삭감된 주요 교육 예산은?

내년 교육청 정책사업 항목별 총액 기준 올해 대비 10%p 이상 삭감된 정책 5개를 꼽아보면, 교수학습활동지원(-13.6%), 보건급식(-10.2%), 학교시설 여건개선(-15.8%), 교육행정 일반(-31.2%), 예비비(-54.2%)가 추려진다.

10% 이상 감액된 정책사업 항목에 속한 세부사업은 전체 항목이 감액이라도 세부사업별로 증·감 추이는 다른데, 감액된 세부사업을 추려서 살펴보면 학교폭력예방교육, 학교급식 관련 예산 등이 확인된다. 학교폭력이나 학교급식은 대외적으로 민감한 분야여서 예산 삭감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다.

교수학습 활동지원 정책 학교폭력예방및교육, 학생상담활동, 성폭력예방교육, 교실수업개선, 학력향상지원, 학교정보화여건개선, ICT활용교육지원 등이 감액 편성됐다.

보건 급식 정책 중에서는 학교보건관리, 산업안전보건관리, 학기중급식비 지원, 학교급식안전관리, 학교급식환경개선 예산이 감액된다. 대구교육청은 급식비 지원 예산의 경우 인건비 항목을 분리해 다른 항목에 편성함에 따라 감액 표기된 것으로, 실질적인 지원 축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시설 여건개선 정책 중에서는 학교 신축, 교실 증축 등의 예산이 줄었다. 교육행정일반 정책 중에서는 학생배치 특정업무 경비, 감사활동, 교육행정기록물관리, 정보보안관리 등 예산이 감액됐다.

▲대구교육청 삭감 예산 내역

강은희 교육감은 예산안과 관련해, 지난 6일 대구시의회 제305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 출석해 “재정 상황이 악화돼 예산 삭감이 불가피함에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예산안을 신중하게 마련했다”며 “기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긴급하지 않은 기타 사업을 중단하거나 조정했다. 유사 사업은 통폐합하여 직접적인 학생 교육활동에 자원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