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한국옵티칼, 청산인 철거 진입 시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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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청산인 측이 공장 철거를 위한 장비 반입을 시도했으나 해고자 등에 막혀 1시간 만에 되돌아갔다. 농성 시작 후 처음으로 벌어진 대치 상황으로, 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청산인 측은 장비 반입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오전 10시 30분 한국옵티칼 청산인 측이 2.5톤 트럭에 컨테이너, 팬스 등 장비를 싣고 한국옵티칼 공장 정문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같은 시각 한국옵티칼 해고자를 포함해 민주노총 조합원 등 50여 명이 정문에 모여 집회를 열면서, 1시간 동안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경찰 기동대가 현장에서 교통통제와 충돌 예방에 나섰고, 양측은 별다른 충돌 없이 대치하다가 청산인 측이 물러서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최현환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장
▲17일 한국옵티칼 청산인이 공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해고자들에 막혀 되돌아갔다.

공장 진입이 막히자 청산인인 배재구 한국옵티칼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공장 철거가 승인됐고 철거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도 인용됐다”며 ”철거에 앞서 공장 주변 펜스, 컨테이너를 설치해야 한다. 방해할 경우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일부터 공장 옥상에서 고공농성 중인 소현숙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직2부장은 ”노동에 대한 존중이 없는 이들에게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 잘못을 깨닫게 해줄 것”이라며 ”노동자는 기계 부품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하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고공농성장에는 일본에서 아사히글라스 해고 문제 대응 등에 오래 함께한 도로치바노동조합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사토 마사카즈 도로치바노조 부위원장은 ”니토덴코는 한국에 와서 무상으로 부지도 제공받고 세금도 안 내고, 노동자를 탄압했다. 일제 시절 같은 상황”이라며 ”공장에 불 난 것엔 노동자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 안전대책을 준비하지 않은 책임이다. 책임 전가는 용납할 수 없다. 평택 공장의 고용 승계를 쟁취하기 위해 일본에서도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 중인 사토 마사카즈 도로치바노조 부위원장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