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궤도노동자 추모집회···“참사의 기억 이어가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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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를 맞아 전국 철도·지하철노동자들이 대구에 모였다. 이들은 매년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주간에 대구에서 추모제를 열고, 안전한 일터 조성과 철도·지하철의 안전 시스템 구축을 논의한다. 이번 추모제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사 희생자 추모식에 불참할 것으로 보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비판 발언이 주를 이뤘다.

17일 오후 2시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 앞에서 ‘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궤도노동자 추모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지하철노조가 소속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궤도협의회)가 주최했고, 철도·지하철노동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17일 오후 2시 중앙로역 기억공간 앞에서 ‘2.18 대구지하철참사 21주기 궤도노동자 추모집회’가 열렸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궤도협의회 회장)은 “2.18 대구지하철참사 이후 철도지하철노동자들에겐 시민 안전과 안전한 일터라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 돌아가신 동료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사회적, 정치적 반노동의 시대에 어려움이 많지만 다시 한번 무엇을 할 것인가 되새기는 오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일 대구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참사 이후 사고 수습 과정에서 아픔을 빨리 잊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우린 기억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합의를 만들어 왔다”며 “대구지하철참사 사망자 192명 중 7명은 지하철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궤도노동자들에겐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대구지하철참사희생자대책위원회 입장문을 낭독한 뒤 “홍준표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모 행사에 불참한다고 하고, 유족들은 도둑 참배라며 분노하고 있다”며 “20주기였던 지난해 시민 관심이 높고 언론의 조명도 받았음에도 홍 시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유족이 요구하는 부분을 해결해야 할 지자체장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우리는 잊어버리려는 자들에 맞서 참사의 기억을 이어가는 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궤도협의회에는 공항철도노조, 광주도시철도노조, 김포도시철도노조, 대구지하철노조, 대전교통공사노조, 메트로9호선노조, 부산지하철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 서해전지부, 인천교통공사노조, 전국철도노조가 소속돼 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