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차 경선···대구에선 ‘친홍준표’ 모두 고배

김용판, 이상길, 이종화 경선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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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2차 경선 결과 대구에선 홍준표 시장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평소 지역구 국회의원 물갈이론 강조하며 지역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난해 온 홍 시장의 총선 후 입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28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공개한 2차 경선 결과에 따르면 주호영(5선, 수성구갑), 김상훈(3선, 서구), 김승수(초선, 북구을) 의원이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주호영, 김상훈 의원은 동일 선거구 3선 이상 페널티를 안고 나선 경선임에도 무난하게 승리하면서 현역의 ‘저력’을 보였다. 반면 권영진 전 시장과 맞붙은 김용판 의원(초선, 달서구병)은 대구 첫 현역 탈락 사례가 됐다.

현역의 저력이 확인된 이번 경선에서 희생양이 된 이들 중에는 홍준표 시장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이가 여럿 포진됐다. 홍 시장 인수위원회 위원장과 대구 엑스코 사장을 역임한 이상길 전 행정부시장은 김승수 의원의 재선 도전 희생양이 됐고, 이종화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김상훈 의원의 4선 도전 희생양이 됐다.

특히, 지난 대선 때부터 ‘친홍’으로 분류된 김용판 의원은 신청사 건립 문제를 두고 국정감사까지 활용해 홍 시장과 함께, 권영진 전 시장 비난에 몰두했지만 공천장을 손에 쥐지 못했다. 홍 시장이 여러 차례 지역 국회의원 물갈이론을 설파하며 비난에 열을 쏟았지만, 정작 자신과 가까운 이들의 공천에도 큰 영향은 주지 못한 결과인 셈이다.

지난해 1월 25일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TK 지역에선 최근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눈치만 늘어가는 정치인들만 양산하고 국회의원 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당내 최고위원 선거에도 서로 눈치만 보고 출마예정자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에도 출마자를 조정하지 못하고 눈치나 보면서 그런 현상이 계속되면 재선 이상 TK 의원은 모두 물갈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3월 9일엔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회의원답지 않은 건 정리 좀 해야 한다”며 “올라가서 한마디도 못 하고 동네에서만 갑질하는 국회의원은 구의원이나 시의원 하는 게 맞지 뭘 국회의원까지 하나. 동네에서 돌아다니며 갑질이나 하는 건 국회의원도 아니”라고 말했다.

5월엔 청년들과 소통을 목표로 만든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의 물음에 답하면서는 현역 의원들과 관계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듯 “내년 물갈이 후 같이 정치할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했다.

11월 29일엔 “TK를 보수의 성지라고들 한다. 거꾸로 말하면 우리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곳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곳”이라며 “그러다 보니 재산 형성 경위도 소명 못 하는 사람, 그냥 무늬만 국회의원인 무능한 사람,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존재감 제로인 사람, 비리에 연루되어 4년 내내 구설수에 찌든 사람, 이리저리 줄 찾아 다니며 4년 보낸 사람, 지역 행사에만 다니면서 지방의원 흉내나 내는 사람 등 이런 사람들이 보수의 성지에 가득하다”고 물갈이를 강조했다.

한편, 아직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대구 선거구 중 동구갑 선거구에도 홍 시장과 인연이 있는 배기철 전 동구청장이 동구갑 선거구에서 공천장에 도전 중이다. 배 전 구청장은 홍 시장 시절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에 기용된 바 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