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지지하는 ‘국민의힘 탈당’ TK시민, “윤핵관, 계엄에 실망”

국민의힘 지지세 강한 TK
윤석열에게 실망한 민심, 이준석 후보 지지로도 이어져
"윤핵관 논란, 비상계엄 문제에 실망"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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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의 2.28기념중앙공원 유세에 인근 지역민 400여 명이 찾았다. 이들은 1시간 동안 이어진 이 후보의 연설을 들으며 자리를 지켰다. 연설이 끝나자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도 길게 늘어섰다.

이준석, 유세서 “이준석의 사다리 물려줄 것”

이준석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대구경북 지역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유세만 해도 이 후보 외에도 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주영, 천아람 의원)이 함께 했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한 민심을 흡수하면서, 지역적 기반도 다지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후보는 이재명, 김문수 후보 모두를 비판하면서 스스로를 젊은 후보이자, 미래 비전이 있는 후보임을 강조했다. 또한, 하버드대 졸업, 최연소 당대표 등 화려한 이력을 강조하면서, 이 후보처럼 평범한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는 사다리를 제공하겠다고 연설했다.

이 후보는 “이준석이 대통령이 되면 아이들이 꿈을 꿀 것이다. 저렇게 똑바르게 열심히 살면, 알아준다는 것을 보면, 우리의 사다리가 살아나는 것이고, 이 사다리를 밟아 올라가면 우리도 더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이준석이 올라갔던 사다리, 그것을 그대로 물려주고자 한다. 누구든지 공부 열심히 하면, 노력 열심히 하면, 다른 거 신경쓰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라고 말했다.

▲13일 이준석 후보가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연설했다.

국민의힘 지지세 강한 TK
윤석열에게 실망한 민심, 이준석 후보 지지로도 이어져
“윤핵관 논란, 비상계엄 문제에 실망”

지역에선 국민의힘의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 일부가 이준석 후보의 개혁신당에 기대를 거는 모습도 확인된다. 이날 유세 현장에 모인 지지자 중에는 과거 국민의힘, 또는 국민의힘 전신 정당의 당원이었거나 지지자였음에도 탈당하고 개혁신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히는 이가 여럿 보였다.

수성구에 사는 여성 김 모 씨(67)는 이 후보 연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주변에는 김 씨의 친구들도 함께했다. 김 씨는 국민의힘 당원으로 활동했는데,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이던 시절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탈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 씨도 탈당하기로 마음먹었다.

탈당 처리는 최근 들어서 이뤄졌다. 김 씨는 국민의힘을 마음속에서 지우게 한 사건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사건, 두 번째로 비상계엄 선포였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는 좋아했는데, 지도자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국민의힘 당원이었는데 대선에서 윤석열을 뽑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그 이후에 윤핵관이니 뭐니 하면서 벌어진 일들을 봐라. 계엄할 때도, 잠도 못잤다”고 말했다.

그는 “막장 드라마도 아니고. 계엄은 무식해서 했다고 치고. 그 이후에 대구경북 국민의힘 중진들은 뭘 했나. 아무것도 안 했다. 깃발만 꽂으면 되니까. 어려울 때도 가만히 있는 거다. 얼마나 비겁한가. 내가 찍었으니 나한테도 책임이 있다. 그래서 오늘 이 후보 온다고 주변에 전화를 다 돌렸다. 대부분 국민의힘 지지자다. 이번에 되면 좋겠지만, 젊은 보수를 키운다는 심정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이준석 후보의 2.28기념중앙공원 연설 이후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한 행렬이 늘어섰다.

한나라당 시절 당원이었던 최 모 씨(66, 북구)는 이제는 젊은 세대가 나라를 이끌어가야 한다면서 개혁신당을 지지한다고 설명했고, 구미시에서 이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대구에 온 홍준형(50) 씨는 당적을 가진 적은 없지만 평생 국민의힘을 지지했다. 홍 씨는 최근 개혁신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홍 씨는 “평생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 윤석열은 싫었다. 윤석열도 싫지만, 이재명이 더 싫어서 과거 대선에서는 윤석열을 뽑았다”며 “이준석 대표를 당에서 쫓아낼 때 국민의힘에 너무 실망했고, 개혁신당에 가입했다. 그나마 합리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준석이다. 소수정당이라 쉽지는 않지만, 철학이 확고하게 잡힌 사람이라,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하긴 하지만, 12.3 내란 사태 이후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다른 조짐도 확인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30%를 넘기는 것으로 조사됐고,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도 일정하게 확인되고 있다.

<매일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1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달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 지지율 30.9%, 김문수 후보 지지율 53.1%, 이준석 후보 지지율 7.0% 등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25.1%, 국민의힘 53.2%, 개혁신당 4.5% 등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이준석 후보 모두 정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지지를 받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정당 지지율 만큼의 지지를 받는 점은 김문수 후보의 확장력 부족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무선 ARS 100%, 표본오차 95%신뢰수준 오차범위 ±3.0%p, 조사기간 2025년 5월 12~13일, 응답률 8.0%,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