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오천읍 폐기물처리장 증설, 주민 반발 이유는?

폐기물업체, "기존 매립장 안전 문제, 신규 매립장에 이전 해야"
주민들, "주민 의견 수렴 없어···신규 매립장 절대 반대"

19:53

포항 오천읍 폐기물매립장 증설 추진에 주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오천읍이장협의회, 오천SRF반대대책위원회, 제철동SRF대책위원회, 청림동SRF대책위원회, 포항시농민회,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옥명공원 폐기물매립장 반대 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대책위는 업체가 신규 매립이 불가능한 사후관리매립장의 안전성 문제를 핑계로 신규 매립장을 조성해 더 많은 폐기물을 추가 매립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업체는 기존 사후관리매립장에 안전성 문제가 있어 해당 매립장 안정화를 위해 폐기물을 옮길 곳이 필요하다며 신규 매립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네이처이앤티(구 동양에코)는 경북 포항 남구 대송면 옥명리의 옥명공원에 폐기물처리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처이앤티가 작성한 <옥명공원 폐기물처리시설 (매립시설)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업체는 현재 옥명공원과 인접한 곳에 사후관리매립장(6, 7, 8, 9, 11-1, 11-2매립장)을 관리 중이다. 사후관리매립장이란 사용이 종료된 폐기물매립시설로, 신규 매립 없이 30년 이내 기간 동안 사후관리해야 하는 매립장이다.

▲신규 폐기물 매립장 조성 추진 중인 옥명공원 부지(노란색). (자료=포항시)

옥명공원은 2004년 당시 동양에코가 매입한 부지로, 인접한 아파트단지 등 주거지역과 기존 매립장 사이에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다. 포항시가 2019년 옥명공원 부지를 폐기물처리시설과 공원으로 쓸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자 업체는 해당 부지에 매립장 조성을 추진했다.

업체는 현재 사후관리매립장인 6매립장이 1994년 붕괴한 적 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안전대진단 과정에서 해당 매립장이 재난안전시설 D등급으로 평가되면서 옥명공원 부지에 이전 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매립장 매립 당시 염색슬러지 등 수분을 다량 포함한 폐기물을 매립했기 때문에 해당 폐기물을 고형화해 옮겨 묻어야 한다는 것이다. 업체는 6매립장을 파내면 인접한 매립장도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며, 인접 매립장 폐기물도 한꺼번에 신규 매립장에 이전 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옥명공원에 인접 매립장의 폐기물을 옮기고 나면 기존 매립장 부지를 다시 신규 매립장으로 쓸 수 있게 된다. 포항시에 따르면 매립 종료 후 사후관리 중인 매립장이라도 매립장 내 폐기물을 이전하면 같은 부지에 별도 허가 없이 신규 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다. 업체 측은 이 같은 사후관리매립장 정비 후 5,652,419㎥의 폐기물을 새로 매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옥명공원 반경 5km 내에는 원동초등학교 등 학교만 10여 곳인 데다가 아파트단지도 밀접해 있어 지역 주민은 폐기물매립장 증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반면 인근 공단에 입주한 기업은 폐기물매립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매립이 완료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 매립장 6개를 전량 이송해야 할 정도로 위험하다면 지금까지 위험하게 관리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6매립장의 안전을 다시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안정화 방법도 재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포항시가 옥명공원을 폐기물처리시설로 쓸 수 있도록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한 것도 문제 삼았다. 대책위는 “옥명공원은 마땅히 포항시가 매입해야 하는데 업체가 매입하도록 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며 “도시계획 변경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포항시의 도시계획 변경 과정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포항시는 도시계획 변경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