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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교실에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후 교사 보호 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국민의힘 대구시당이 대구교사노조 등 교사들을 만났다. 양금희 대구시당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는 교사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다양한 고충이 전달됐고, 전담 법무팀 신설 등 교육청의 적극적인 역할이 대책으로 주문됐다.
18일 오후 4시 30분 국민의힘 대구시당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양금희 대구시당위원장, 이동욱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과 대구 교사 160여 명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교사들의 제도 개선 관련 제안 발표와 교사 자유 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나 부당한 민원 쏠림, 교육활동과 무관한 업무 쏠림 등 교사의 교육활동을 어렵게 하는 현실을 제도 개선을 통해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도 개선 과제 발표는 서모세(대청초), 조현영(본리초), 김다혜(용지초), 김보법(내당초), 이효진(시지고) 교사가 맡았다.
서모세 교사는 제도 개선과 별개로 교육청 차원에서 교사 보호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과제를 제안했다. 교육청 내 법무팀, 원스톱 아동학대 전담 대응팀을 설치해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 상황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서 교사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제기된 후 학부모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무고성인 사례에서도 무고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대구교육청에 교권보호센터가 있지만 단순 상담에 그쳐 실질적인 도움은 부족하다. 교사는 개인이 변호사를 선임해 처음부터 끝까지 대응하게 되고,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현영 교사는 교육활동 이외 업무의 이관 필요성을 지적했다. 조 교사는 “다른 업무를 하다가 짬짬이 수업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돌봄업무, 늘봄업무, 방과후 업무 등 교사가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어렵게하는 업무를 경감해야 한다”며 “기존 돌봄행정업무 이관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늘봄학교가 성급하게 추진되면 교사 교육활동이 더욱 위축될 것이다. 교원 업무 경감을 위한 부서를 신설하고 교원 의견을 반영할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학부모 민원에 상시적으로 노출된 상황에서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단계적 민원 시스템 도입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실효적 개최를 통한 교사 보호 강화 ▲수업 도중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학생 관리와 다수 학생 수업 보장을 위한 방안 마련 ▲학교 외부의 학생 간 사건까지 학교폭력으로 규정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요구도 제기됐다.
제안 발표 이후 현장 발언에 나선 2년 차 교사 김효원(동곡초) 씨는 “교육 연구를 위해 교사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싸움 말리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교사, 학부모 폭언에 시달리는 교사의 게시글이 많아 숨이 막히고, 나도 탈 없는 수업, 민원 없는 수업을 고민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며 “교사 시작 6개월 만에 동료 교사가 학부모 폭언에 병가를 냈다. 학생 지도에 성심을 다했는데 다른 반 아이들이 자기 아이를 미워하는 거 같다며 교사에게 욕설했다. 2~3년 차 교사들은 이직 이야기를 한다. 아이를 사랑하는 교사가 학교를 떠나지 않도록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양금희 위원장은 “교사분들의 제안을 깊이 새길 것이다. 교육청의 법무전담팀 설치 등은 예산 확충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며 “아동학대라며 불이익 받지 않도록 법령을 개정할 것이다. 아동학대라는 멍에를 교사에게 지우는 현실에 대해서도 사회적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보미 대구교사노조 위원장은 “현장에 있는 선생님들이 그간 겪은 안타까운 일, 힘들었던 기억을 용기 내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현장이 무너져 내린 것에 대한 죄책감도 든다”며 “지금이라도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는 일을 우리 노조를 비롯해 많은 선생님들이 동참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 선생님들을 보호하는 일에 대구교사노조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