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유린 대구시립희망원, 생활인 투표권 침해...직원 개입 논란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보고서, "02년 선거도우미가 다른 곳 찍어"
희망원, "직원 아니고 선관위가 실수...대책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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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30 08:40 | 최종 업데이트 2016-09-30 09:44

인권유린 의혹이 제기된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생활인 투표권을 침해한 사실이 확인됐다. 10여 년 전 사례지만 관계 당국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지난 28일 오후 1시, 대구시립희망원 2차 현장조사에 나선 국민의당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진상조사위원회’는 생활인 투표권 침해 문제를 집중 질문했다. 생활인이 원치 않는 후보에게 투표된 사실이 확인됐고, 희망원 직원이 개입했는지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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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김광수 의원(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

2014년 대구시가 보건복지부에 보고한 장애인 시설 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생활인 A 씨 투표를 돕던 선거관리위원회 도우미가 A 씨 의사와 다른 후보에 투표했다. A 씨가 항의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이날 현장조사에 함께 한 A 씨는 "그때 투표함 도우미가 있었어요. 내가 1번에 찍으라고 했는데, 자기 멋대로 찍었어요. 그래서 직원에게 항의했고, 직원이 한 번 알아보겠다고 말했고, 과장님이 '그 자리에서 항의를 하지'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고 증언했다.

김광수 의원(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은 "A 씨 말고도 부정투표에 대한 다른 증언이 계속 있다"며 희망원을 퇴사한 B 씨 사례를 들었다.

김 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생활인 B 씨가 투표할 때 임춘석 사무국장님, 선관위 참관인 3인이 들어갔다는 증언이 있다. B 씨가 의사 표현을 했지만, 도우미가 다르게 찍었다. 임춘석 사무국장님도 목격했고 B 씨가 항의했지만, 사무국장님이 '이미 실수했는데 어떻게 할래' 이런 식으로 했다는 진술이다"며 "당시 투표 정황에서 임춘석 사무국장님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춘석 희망원 사무국장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투표 때마다 투표 현장에는 계속 있었다. 저희는 선거 장소만 대여하고, 생활인 신원 확인해 주는 역할을 한다"며 "(투표함에 함께 들어갔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제가 투표 현장에는 계속 있었다"고 말했다.

정중규 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은 A 씨를 향해 "혹시 투표일이 다가오면 시설에서 특정 기호를 찍으라고 강요한 부분은 없었나"고 물었고, A 씨는 "강요한다고 들어줄 우리가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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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원 직원과 면담, 왼쪽부터 정중규, 김광수 진상조사위 공동위원장.

김광수 의원은 "보고서에도 거론돼 있고, B 씨 증언 등 선거 때마다 직원들이 일정하게 영향력을 행사했던 증언들이 있다. 희망원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더 큰 문제는 선관위, 대구시, 보건복지부 모두 이런 사실이 인지됐지만 다 덮고 아무도 문제제기하지 않았다. 공식 서류로 올라온 사항인데, 이 정도면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강수 희망원장은 "그 당시 제가 없었기 때문에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했는지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김구노 희망원 글라라의집(장애인 시설) 원장도 직원 개입설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에도 같이 들어간 (선관위) 도우미가 그랬다고 하는데"라면서도 "앞으로 대책을 세워 직원 교육을 시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장애인복지정책과 관계자는 "2014년 조사할 때 그런 진술이 기록됐다. 관련해서 선관위에 확인해 봐도 이미 자료가 없는 상황이었다. 2002년도 일인데,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소시효도 대통령 재직이 끝나면 끝난다고 하더라"며 "행정 기관이나 장애인 기관에서 그렇게 했다면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데, 선관위에서 했다니까 앞으로 기표 도우미에게 장애인 특성을 잘 교육시켜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광수 의원은 오는 10월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다시 다룰 예정이다.

대구시립희망원
▲대구시립희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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