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 건강 걱정 앞선 이완영, 최순실 국정조사서 ‘물타기’

“김대중 정부 대북 비료 보내기와 미르·K스포츠 차이 있냐?” 물타기
“더불어민주당 입당한 적 있냐?” 참고인 당적 문제 삼으려다 낭패 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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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TK 국회의원 활약(?)이 눈부시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특위에는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최교일(경북 영주·문경·예천) 의원(이상 새누리당) 등 TK 국회의원 3명이 포함돼 있다.

특히 이완영 의원은 6일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 원을 출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그룹 총수 9인에 대한 청문회에서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이재용 회장 등 재벌 총수 9인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수십, 수백억 원을 출연했고, 출연 당시 그룹별로 정부 민원 사안이 있었다는 이유로 대가성 여부를 추궁받고 있다.

▲지난 7월 19일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성주군민들과 쫓아나온 이완영,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이날 이완영 의원은 제3부지를 언급했다. [뉴스민 자료사진]
▲지난 7월 19일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성주군민들과 쫓아 나온 이완영,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이날 이완영 의원은 제3부지를 언급했다. [뉴스민 자료사진]

이완영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저녁 식사 때문에 휴정하는 저녁 6시 30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재벌 총수를 옹호하거나 논점을 흐렸다. 오전 첫 질의에서 이 의원은 “지금 국민들은 대기업도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자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대통령과 독대해 각 기업이 처해있는 각종 민원을 정부에 건의하고 정부는 기업 편의를 봐주는 대신 뒤로는 준조세 성격의 금품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 국민들 생각”이라고 재벌들의 로비성 출연, 기부 등을 ‘준조세’로 규정했다.

이어 이 의원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에게 “김대중 정부 때 전경련에서 대북 비료 보내기에 80억 원, 그 외에 이명박 정부, 노무현 정부 거슬러 올라가면 전두환 정부, 각 정부마다 대기업에 공익재단 설립이라는 명문으로 기업 출연을 요구해왔다. 대북 비료 보내기와 미르, K스포츠하고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 비료 보내기 사업과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동일 선상에 놓고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허창수 회장은 “비료 보낼 때 제가 전경련에 있지 않았다”며 “미르하고 K스포츠 같은 청와대 요청을 우리 기업이 거절하기 참 어려운 것이 기업하는 사람들 입장”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과거 정부도 마찬가지다. 다른 차이가 있느냐”고 재차 물었고, 허 회장은 “과거에는 제가 전경련에 있지 않았다”며 “(기업 회장으로서)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거절하기 힘든 건 한국적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대북 비료 보내기와 미르·K스포츠 차이 있냐?” 물타기

오전 질의에서 이 의원은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게 재단 출연금을 대가성을 가지고 출연했느냐고 물었지만, 회장들이 “대가성을 바라지 않았다”고 답해도 별다른 추궁 없이 질문을 마쳤다. 사실상 각 그룹 회장들에게 변명의 기회를 준 것이다.

오후에도 이 의원의 활약은 계속됐다. 오후 청문회를 시작하면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들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 의원은 “오늘 참석하신 정몽구 회장(현대자동차), 손경식 회장(CJ), 김승연 회장(한화) 세 분은 건강진단서와 고령, 병력으로 인해 오래 있기 힘들다고 하셨다. 지금 앉아 계신 모습을 볼 때 매우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회장들이 일찍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하자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오후 질의를 마무리할 때도 긴급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해 “우리 모두가 건강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 위원회 위원들은 이점을 헤아려 고령과 병력으로 고통 겪고 있는 증인들에 대한 배려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다시 정몽구, 손경식, 김승연 회장의 건강을 염려했다. 이 의원은 이어서 현대자동차가 제출한 긴급전언문을 읽으며 정몽구 회장이 병원을 갈 수 있도록 양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오마이뉴스]
▲[사진=오마이뉴스]

이 의원은 재벌 그룹 회장들의 건강은 염려하는 대신 참고인으로 출석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에게는 색깔론을 제기하려다 실패했다. 주 전 대표이사는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인수합병 과정에서 있었던 편법 정황을 증언하기 위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입당한 적 있냐?” 참고인 당적 문제 삼으려다 낭패 보기도

이 의원은 주 전 대표이사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인수합병 문제를 묻는 대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적 있느냐”고 생뚱맞은 질문을 했다. 이 의원은 주 전 대표이사가 “안 했다”고 답하자 재차 “한 적이 없느냐”며 “(민주당) 총선 정책 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주 전 대표는 공약단 부단장으로 활동한 것은 맞지만 입당은 하지 않았다며 “당시에 제가 개인적으로 잘 아는 김종인 박사께서 비상대표위원장을 하시면서 도와달라고 해서 가서 도와드렸다”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국정감사 특별위원 간사이기도 한 이 의원은 새누리당 특별위원 중 유일하게 지난달 17일 국정조사 계획승인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표결은 225명이 참여해 210명이 찬성했고, 4명이 반대했다. 김광림(경북 안동), 조원진(대구 달서구병), 최경환(경북 경산) 등 TK 새누리당 의원 3명과 김규환(비례) 새누리당 의원이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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