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알바 청소년 보호 조례 제정 또다시 무산

석철 수성구의원, 다시 표결 시도했지만···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표결조차 무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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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1 15:09 | 최종 업데이트 2017-09-12 09:59

지난 6월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 극우단체가 ‘반기업적’, ‘동성애 조장’이라거나, ‘사상교육’을 하려는 조례라고 반대해 제정이 무산됐던 ‘대구광역시 수성구 시간제 근로청소년 등 취업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안(알바청소년보호조례)’ 제정이 또 무산됐다. (관련기사=비이성에 굴복한 수성구의회, 알바 청소년 보호 조례 의결 보류('17.6.26))

11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218회 수성구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석철 수성구의원(무소속, 지산동)은 알바청소년보호조례를 심사 안건으로 포함하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발의했다. 지난 6월 26일 216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심사 보류된 해당 조례는 별도로 상임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 표결만으로 제정할 수 있다.

석 의원은 지난 5월 조례 알바청소년보호조례를 입법예고 했다. 석 의원을 포함해 자유한국당 5명, 더불어민주당 2명, 바른정당 2명, 무소속 2명 등 정당을 불문하고 11명이 조례 발의에 참여했다. 수성구의원 20명 중 11명이 참여한 만큼 무난한 조례 통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조례 의결을 앞두고 대구기독교총연합회를 포함한 극우단체 회원들이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 조례 제정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문자를 통해 “동성 연애할 권리?? 섹스할 권리?? 그런 것들이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입니까?”라거나 “인권위가 시행하고 있는 인권교육은 청소년들을 동성애와 성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라고 조례와 전혀 상관없는 주장을 하며 반대했다.

덕분에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조례 반대 기류가 형성됐고, 자유한국당 김삼조 수성구의원(만촌2·3동)이 지난 6월 26일 216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조례심사 보류동의안을 냈다. 김 의원의 심사 보류동의안은 찬성 11명으로 통과했고, 조례 의결은 보류됐다.

▲지난 6월 수성구의원들이 청소년 알바 조례 심의 보류 동의안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석철, “지난 2개월 반 동안 어떤 문제점도 제시된 바 없다” 재표결 요구
표결 요구하는 동의안, 자유한국당 10명 중 8명 반대···최종 부결

석 의원은 11일 본회의에서 “216회 본회의에서 심도 있는 검토를 위해 보류됐지만, 지난 2개월 반 동안 어떤 문제점도 제시된 바 없다”며 “청소년 목소리를 구청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수성구 청소년 참여위원회에서도 아르바이트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추가 제시했다”고 알바청소년보호조례를 심사 안건으로 추가하는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발의했다.

수성구의회는 약 20분간 정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한 후 기립 표결에 들어갔다. 표결 결과는 찬성 10명, 반대 9명, 기권 1명으로 찬성 측이 많았지만, 정족수 과반(11명)을 넘겨야 안건을 통과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최종 부결됐다. 알바청소년보호조례안 표결조차도 수성구의원 과반이 찬성하지 않은 것이다.

동의안에 반대한 의원은 김진환, 김삼조, 유춘근, 강석훈, 서상국, 조용성, 최진태, 황기호 의원(이상 자유한국당, 선수순)과 홍경임(이상 바른정당) 의원 등 9명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수성구의원 10명 중 8명이 조례 표결 조차 반대했다. 특히, 김진환, 유춘근, 최진태, 황기호 의원은 조례 공동 발의에 동참해놓고도 조례 제정에 반대했다.

석철 의원은 조례 의결이 무산된 후 기자와 통화에서 “열악한 환경의 아르바이트 청소년을 보호하는 취지의 조례에 대해 보완할 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곧 수능을 치고 나면 많은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수능 전에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처리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조직적으로 반대에 나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정의당은 “자유한국당 의원을 중심으로 사전 논의 부족 등의 절차 문제를 들어 상정을 반대했다”며 “하지만 보류 후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특별한 문제제기나 논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또 “더 당황스러운 것은 이 조례안 발의에 동참한 11명 의원 중 4명이 안건 상정에 반대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청년 정치 학교를 여는 등 젊은 표심을 잡고, 청년 정치인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청소년의 노동환경과 인권에 대해선 어찌 이리 박대하는가”라고 힐난했다.

심사 보류한 조례안은 내년 6월 30일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7대 수성구의회 임기 내에서만 표결 및 제정이 가능하다. 7대 의회 임기가 종료되면 조례도 자동 폐기된다. 석 의원은 추후 일정에 따라 다시 조례 표결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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