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질식사고, 밸브 열려 질소가스 유입…작동 권한은 포스코

경찰, “주 밸브 잠겼지만 다른 밸브 열려 있어 가스 주입”
노조, 정당 등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 분향소 설치
노동부·경찰, 30일 유가족대책위에 조사 상황 공유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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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9 19:05 | 최종 업데이트 2018-01-29 19:37

경북 포항 포스코 외주업체 노동자 4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는 질소 유입 밸브가 열려 가스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관계자들을 소환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밸브를 여닫을 수 있는 권한은 외주업체인 TCC한진이 아닌 포스코에게 있다. 유가족대책위와 노조는 원인규명을 위해 포스코가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후 4시께 포스코 산소공장 14플랜트 냉각탑 안에서 충전재 교체작업을 하던 중 질소가스가 유입돼 이 모(47) 씨 등 4명이 가스를 흡입해 사망했다. 질소가스가 누출된 것이 아닌 배관으로 유입된 것이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주 밸브는 잠겨 있는데 다른 밸브가 열려있었다. 가스가 누출된 것이 아니라 배관을 타고 유입됐다”고 말했다.

밸브 개·폐 권한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밸브는 TCC한진이 열거나 닫을 수 없고, 포스코 측에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장치인 ‘맹판(Blind Patch)’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과 관련해서 경찰 관계자는 “맹판이 설치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아니다”며 “왜 밸브가 열렸는지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보면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과 TCC한진 측 과실은 없다. 밸브를 열 수 있는 포스코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유가족대책위와 TCC한진노조, 금속노조 등은 포스코 측의 책임 있는 자세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TCC한진노조가 속한 한국노총 포항지부는 27일부터 포항시 남구 덕업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운영한다. 정상준 TCC한진노조 위원장은 “유족과 시민들이 원할 때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포스코가 무한책임을 지고 의혹 없는 원인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오전 유가족대책위는 금속노조 포항지부와 포항시 남구 포스코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유가족대책위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29일 오전 10시 30분 포항시 남구 포스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더불어 원·하청사업주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밸브 작동계, 맹판 설치, 질소 조기 공급 또는 산소공장 시험가동 등은 모두 원청회사인 포스코가 전적으로 그 권한을 행사한다”며 “사고의 책임은 전적으로 원청인 포스코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포스코는 사고대책반 활동을 통해 확보한 사고경위를 유가족에게 공개 설명해야 한다. 또, 경찰은 유가족이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경북도당(위원장 박창호)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유사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포스코에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포스코는 하청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죽음과 위험의 외주화’를 끊고 모든 하청기업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인간존중의 윤리경영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유가족들은 진상규명 전까지 장례 절차를 연기했다. 30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 오후 3시 경찰은 유가족들을 만나 진상 조사 상황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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