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둔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 청소년이 이끌었다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 제안으로 시작
3월 1일 소녀상 건립 예정···“구미 변화의 상징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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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18:25 | 최종 업데이트 2018-02-01 18:26

“구미라는 곳이 정치적으로 특정한 색을 띤다고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잖아요. 소녀상이 세워지면 많은 사람은 아니어도, ‘특정 색을 띠는 건 많이 없어졌구나’ 구미에도 그런 일방적인 정치색이 옅어지고 있다는 걸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지난해 12월 7일 건립추진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추진 중인 경북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예정일(3월 1일) 기준으로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 추모제를 지내는 도시인 만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갖는 의미도 남다르다. 올 2월이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는 백유경 추진위 공동대표는 소녀상이 구미 변화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 동참하기)

▲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사진=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

구미 평화의 소녀상은 청소년 주도로 건립이 추진됐다. 지난해 9월 구미 청소년 YMCA 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기 위해 구미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나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건립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 계기를 설명하면서 학생들 힘이 컸다고 말했다.

“일반 사회단체에선 이 문제에 대해서 조금 머뭇거린 게 있거든요? 이 지역에서 소녀상을 거론하는 게 맞나? 학생들이 제안해온 게 마침 박정희 기념사업 시작되는 시기였으니까. 지금 시점에서 이걸 언급하면 지역 내에서 이른바 ‘역풍’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고민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요구해오니까, 우리 지역은 박정희 때문에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었죠” _ 나대활 구미YMCA 사무총장(건립추진위 집행위원장)

지난해 6월부터 청소년 YMCA 연합회를 중심으로 청소년 대상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청소년 YMCA 연합회는 9월, 약 100만 원을 모아 구미YMCA에 전달하면서 소녀상 건립 추진을 추동했다.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청소년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10월 '구미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공동대표단에 청소년도 1인(현재는 2인) 포함했다.

백유경 씨는 수능이 끝난 11월부터 공동대표직을 맡고 본격적인 활동에 함께 했다. 고등학교 역사동아리 활동도 한 유경 씨는 평소에도 마리몬드(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관련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사회적기업)에서 제작하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기부를 하는 등 일본군 성노예 피해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학교에서도 활동이나 공부를 하면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고, 구미에도 소녀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소녀상 건립 운동이 있었어요. 2015년 위안부 협상 때 화도 났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야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활동에 동참하게 됐어요” _ 백유경 공동대표

학생들 주도로 시작한 소녀상 건립 추진 운동은 남다른 면이 있었다. 청소년의 힘은 구미역 등 인파가 많은 곳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한 모금 운동에서 드러났다. 불특정한 구미 시민을 만나는 길 위에서 청소년은 선입견 없이 시민들에게 다가가 건립 운동을 알리고 모금 동참을 독려했다. 어른들이 선입견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할 때도 학생들은 웃는 낯으로 다가가 노란 리플렛을 전달했다.

“놀라웠던 건, 촛불 시위 때 구미역에 있으면 택시 기사분들이 욕도 하고, 치우라고 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구미역 캠페인 때, 저는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고 택시 기사분들만 있어도 거긴 못 가겠더라고요. 그런데 학생들이랑 한 번 같이 나갔는데, 학생들이 그냥 기사 아저씨한테 가서 ‘똑똑’ 창문을 두드리고 노란 리플렛을 내미는 거예요. 저는 속으로 ‘큰일 났다’ 이러고 있는데 기사분들이 내리시고, 학생들은 웃으면서 설명하는 거죠. 학생들이 제안하고 중심에 있다는 게 큰 힘이 되는 거 같아요” _ 이지연 더불어민주당 구미을 여성위원장(건립추진위 총무국장)

▲사진=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

현재까지 건립 운동은 청소년 중심으로 한 거리 모금 운동 등 단체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나대활 사무총장은 “쉽게 하는 건 단체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가입시키는 건데, 아직 그렇게 하고 있진 않아요. 시민을 대상으로 한 거리 모금 방식에 힘을 쓰고 있어요”라며 “이제 모금 날짜가 다 되어가기 때문에 회원들 대상으로 넓히긴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1월 16일 기준으로 약 780여 명의 자발적인 모금 참여자들을 모아냈다. 1인당 최소 1만 원씩 모금에 참여하면 소녀상 제작 동판에 기부자들의 이름을 새기고 소녀상과 함께 세운다는 게 추진위의 기본 계획이다.

소녀상 건립 예정일은 3월 1일이다. 장소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다만, 금오산도립공원 내에 적당한 부지를 찾아 세우는 방안이 유력하다. 최인혁 추진위 사무국장은 “기부자들한테 의견을 받고 있는데 일단 가장 많이 나온 곳이 금오산, 두번째가 구미역 순”이라며 “장소는 구미시와 협의 중인데 구미시가 적극적으로 건립에 나설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업 투자를 많이 받고, 일본 오츠시와 국제자매결연을 맺고 20여 년간 교류하고 있는 구미시는 소녀상 건립에 적극 나서진 않고 있다. 지자체가 소녀상 건립에 동참하지 않는 만큼 건립 이후 관리 문제도 추진위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나대활 사무총장은 “건립이 금오산으로 결정되면 기본적인 관리는 될 거라고 보곤 있다”며 “하지만 소녀상 건립 이후에도 추진위를 해산시키지 않고 소녀상을 관리하고 교육 및 행사를 담당하는 모임으로 가져가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구미 평화의 소녀상 건립 동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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