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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대구·경북 청년들과 초당적 청년정치인 모임인 ‘정치개혁 2050’은 2023년 2월 13일 대구 공간7549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전국 순회 청년 발언대’ 행사를 가졌다.]
구미에서 태어나서 자라오고,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고, 그리고 제가 얼마 전까지 뉴스민에서 일을 했었는데, 선거를 해오면서 여러분들은 좀 선거 할 맛이 나던가요? 저는 지금껏 자랑하면서 선거 할 맛이 났던 선거는 거의 경험해보지 못한 것 같아요. 재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좀 꺼내보고 싶은 얘기가 신원호 위원장님 야구 모자 보고 생각이 난 건데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팀의 모자인데, 이제 유명한 빌리 빈이라는 단장이 있습니다. 야구판에 세이버 매트릭스를 유행시킨 사람이죠. 세이버 매트릭스는 야구에서 이기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 뭘까?를 고민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면 빌리 빈이 내놨던 답은 출루율, 그러니까 볼 넷을 많이 얻어내고, 장타, 홈런을 많이 치면 이기더라. 그걸 도입하고 야구판 전체에 다 퍼집니다. 그러다 보니 야구가 어떻게 되느냐, 다들 홈런만 노립니다. 장타를 치려 합니다. 볼 넷으로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스윙이 커지니까 삼진 많이 당합니다. 그렇다는 뜻은 무엇이냐? 인플레이 타구, 타구가 경기장 안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야구가 정적이게 됐습니다. 야구가 재미가 없습니다.
지금 메이저리그는 청년들이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 위기, 저는 정치에도 굉장히 잘 대입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정치에서 재미를 더 이상 느끼지 못하는 청년들이 관심을 안 가지게 되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세이버 매트리스를 욕해야 되냐? 그럼 정치 공학을 욕해야 되나? 그렇지 않습니다.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돼, 그렇다면 뭐냐? 판을 바꿔주는 노력, 시스템을 바꿔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올해 시즌부터 피치 클락, ‘ 몇 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된다’라는 규정을 만들고 수비 시프트, 수비수가 갈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하는 걸 만들었습니다. 왜냐?
더 이상 홈런만 치려 하고 볼만 얻어내려 하고 그런 야구, 더 이상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다. 그것만 노리는 타자만 있는 게 아니라 단타를 치고 나가고, 도루를 하고, 뛰는 그런 역동적인 야구판을 다시 한번 만들어 보려는 노력에서 시작된 것이잖아요. 저는 이번 선거 개혁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홈런 타자만 야구 선수 하는 세상, 볼 넷만 얻어내면 되는 야구하는 세상, 재미없지 않습니까? 단타를 때려내고, 달리기도 하고, 센스를 발휘하고, 역동적인 수비 장면이 나오고 하는 이런 재미있는 정치판 만들어주셔서 청년들이 선거 하는 재미 느끼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촬영 및 편집 = 여종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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