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불교계, 히로시마 평화법회 개최...안보법안 탓에 시각차

일 "70년전 전쟁 참회" 한 "과거사 외면 평화의 걸림돌" 중 "히로시마 희생은 일 제국주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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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5 23:38 | 최종 업데이트 2015-09-15 23:38

[히로시마=천용길 기자] 한·중·일 불교계가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폭 희생자 추모와 평화를 염원하는 행사를 열었다. 3국 불교계는 화합과 평화를 밝혔지만, 최근 아베 정부가 추진 중인 안보법안 탓인지 조금씩 강조점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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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중국불교협회는 15일 오전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국제교류장에서 제18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행사로 ‘세계평화기원법회’를 열었다. 한·중·일 각각 100여 명씩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토 유이신(伊藤 唯眞)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곳 히로시마는 원자폭탄 투하로 한반도,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을 포함한 10여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한순간에 파괴된 세계 최초의 도시”라며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비전쟁 평화와 용서의 정신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법회 시작과 함께 참가자 300여 명은 평화공원 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까지 행진해 참배와 헌화 시간을 가졌다. 이어 이들은 원폭공양탑으로 이동해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고, 한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참배도 진행했다.

참배를 마친 3국 승려는 행사장으로 돌아와 각각 세계 평화 기원문을 발표했다.

일 "70년전 전쟁 참회"
한 "과거사 외면 평화의 걸림돌"
중 "히로시마 희생은 일 제국주의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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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 칵쿠쵸(武 ?超)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은 "중국·한국·동남아시아의 사람들에게 지대한 희생과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를 드림과 함께 전쟁 중 돌아가신 모든 희생자에 대하여 애도의 뜻과 위령의 진심을 바친다“며 ”삼국 불교도가 함께 평화 활동을 실천하자“고 말했다.

쥐에싱(覺醒) 중국불교협회 부회장은 “금년은 반파쇼전쟁 승리 70주년이 되는 해다. 일본 제국주의가 일으킨 이 전쟁 때문에 히로시마는 전쟁의 재난을 겪었다”며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자승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피폭자 열명중 한 명은 징용된 조선인 7만 명이었다. 따라서 히로시마의 비극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최근 동북아시아 3국이 군사력 증강과 법령 개정 등 힘의 논리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바른 과거사를 외면하는 행위는 동북아시아 평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최근 일본의 법 개정과 과거사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법회에서는 원폭 당시 16세였던 생존자 요시다 후미에 씨(1929년생)의 증언도 진행됐다. 그는 1945년 히로시마 원폭 당시 16세의 나이로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을 잃었다. 원폭의 기억에 시달렸던 그는 피폭 60년을 맞이한 때부터 피해 증언에 나섰다. 그는 법회 참가자들에게 “두 번 다시 나와 같이 슬픈 경험을 하는 사람이 없도록, 분쟁과 핵이 없는 세상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법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원점회귀-마음의 평화?구축을 바라며’를 주제로 국제학술강연회도 열었다.

▲한중일 불교 대표단은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했다. 위령비 사이로 보이는 건물은 1945년 원폭으로 반파되고 남은 원폭돔이다.
▲한중일 불교 대표단은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했다. 위령비 사이로 보이는 건물은 1945년 원폭으로 반파되고 남은 원폭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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