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숙 대구시의원 후보, 논문 표절 석사학위 부정취득 논란

표절프로그램 검사 결과, 표절율 89% 달해
배지숙 후보, “실수한 부분이 있다며 시정하겠다”
바른미래당, "부적격자 공천에 대해 대구시민들께 사과하라"

13:17

대구시의원 제6선거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배지숙(50) 후보가 석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표절도 검사 프로그램을 통한 검사 결과 표절율이 89%로 나타났다. 배지숙 후보는 “통상적 절차를 따라 통과된 논문이다. 실수한 부분이 있다며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배지숙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28일 오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지숙 의원이 기존에 발표된 타인의 논문을 그대로 복사하여 대학에 제출한 후 석사 학위를 부정 취득했다”며 “자유한국당은 도덕적 부적격자 공천에 대해 대구시민들께 사과하고 배지숙 의원 공천을 즉각 취소하라”고 밝혔다.

배지숙 후보는 대구시의원 재직 중이던 2010년 12월 경북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논문으로 ‘임윤지당의 성리철학에 나타난 평등 사상’을 제출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겉으로는 그럴듯한 형식을 갖추고 있는 배지숙 의원의 논문이 사실은, 그보다 2년전 수도권 소재 모 대학교에서 통과된 제3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통째로 베낀 복사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바른미래당이 복제했다고 밝힌 논문은 2008년 성신여대 대학원 박사논문 ‘임윤지당의 성리학 연구’다.

▲왼쪽이 표절 의혹이 제기된 논문, 오른쪽이 배지숙 후보의 경북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뉴스민>은 논문 표절을 검사하는 ‘카피킬러’로 배 후보의 논문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표절율은 89%로 나타났다. 또,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논문과 1:1로 대조했을 때는 표절율 53%로 나타났다.

배 후보는 복제 의혹이 제기된 논문을 참고 문헌으로 인용하고 있다. 다만, 문장이 일치하는 부분에서 ‘인용’ 처리를 정확히 하지 않아 ‘카피킬러’에서 표절율이 높게 나타났다. 바른미래당은 경북대 연구윤리위원회에 표절 조사를 요청했다.

▲표절 검사 프로그램 ‘카피킬러’를 통해 확인한 배지숙 후보의 논문 표절율.

배지숙 후보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심사를 받아 통과된 석사 논문이다. 정치이론이기 때문에 다양한 논문을 참고로 한 것은 사실이다. 문장이 같아서 그런 것 같은데 기술된 내용을 인용한 것이다. 참고문헌에도 표시가 다 되어 있다. 제가 모르고 누락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배 후보는 “바른미래당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후보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선거철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의도라고 보기 때문에 심히 유감스럽다”며 “해당 후보는 4년 전에도 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실이 아닌 남녀관계로 흑색선전했다. 또 다시 달라진 것 없이 터무니 없는 공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후보 선거구(달서구6선거구, 본리·송현1,2·본동)에는 바른미래당 김주범(41) 후보가 출마했다.

경북대 측은 표절 의혹 제보가 확인되면 절차에 따라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경북대 관계자는 “오래된 논문이라도 표절 제보가 들어오면 예비조사, 본조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가 논문을 제출할 당시에는 논문중복도 검색 제출이 의무화되지 않았다. 경북대는 사회적으로 논문 표절 문제가 제기되자 2014년 2학기부터 논문 심사에 논문 표절 프로그램 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정치학박사 A 씨는 “이 정도라면 미국이나 영국, 일본에서는 학위를 박탈하는 수준”이라며 “외국에는 이미 2000년대 초반 논문중복도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는데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