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이 탈시설을? 청구재활원, 자립한 장애인 집들이

청구재활원, 자립생활 지원 프로그램 운영
2016년부터 3년 동안 장애인 21명 탈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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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21:15 | 최종 업데이트 2018-11-22 21:15

장애인 거주시설이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지원한다?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은 지난 2015년 전국의 장애인 시설 가운데 최초로 ‘탈시설화’를 선언했다. 선언만이 아니라, 3년째 탈시설, 자립생활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청암재단이 운영하는 청구재활원(원장 김창돈) 직원과 거주인 10여 명은 지난 11월 2일 뜻 깊은 나들이에 나섰다. 자립생활 지원 속에 대구 달서구 송현동 한 아파트에서 자립을 시작한 김대도(46) 씨 집들이에 발걸음한 것이다.

유아기부터 시설에서 지낸 대도 씨는 청구재활원에서도 10여 년을 생활하던 중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대도 씨는 2016년 12월부터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운영하는 자립생활가정에 입주했고, 최근 장애인 주택지원을 통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청구재활원 직원과 동료 거주인들이 자립생활을 시작한 김대도(가운데) 씨 집을 방문했다. [사진=청구재활원 제공]

이날 본인이 직접 준비한 음식을 청구재활원 직원과 동료에게 꺼내놓은 대도 씨는 “자립까지 힘들었지만, 혼자 생활하는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집들이에 함께한 동료들도 혼자 살아가는 대도 씨를 보며 자립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2016년부터 자립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청구재활원에서 퇴소한 장애인은 올해까지 21명이다. 대도 씨처럼 집을 마련한 장애인은 3명, 다른 장애인들은 자립생활가정 또는 체험홈에서 자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창돈 원장은 “시설에 있는 장애인도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 시설이 자립생활 선택권조차 주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 사회복지의 목적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모두가 자립생활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도는 해야 한다. 정부와 대구시에서도 탈시설-자립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형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환지원1팀장은 “현재 자립생활가정, 체험홈이 부족하다보니 자립 의사가 있지만, 시설이 부족해 대기하는 분들이 10명이 있다”며 “대구시립희망원에서 나오려는 분들도 있는 만큼,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957년 설립한 청암재단은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2015년 탈시설을 선언했고, 2018년 4월에는 “시설은 거주인을 위해 24시간 운영돼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떤 시설도 불가능하고 사고나 인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아무리 민주적으로 운영해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장애인 시설 폐지를 선언했다. 이후 재단은 장애인단체, 노조, 복지단체 등과 함께 실행위원회를 설치해 구체적인 계획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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