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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에서 재단 이사가 시설 거주 장애인을 억지로 탈시설시키려 했다는 고발이 제기됐으나 경찰 수사 결과 혐의가 없어 불송치 처분됐다.
청암재단 산하 청구재활원 종사자 측은 재단 이사인 조민제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이 청구재활원 거주인 A(45) 씨에게 A 씨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탈시설을 강요해 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7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했으나 탈시설을 강요한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었다며 지난 25일 불송치 결정했다.
불송치 결과에 대해 조 이사는 A 씨가 여러 차례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싶은데도 가족의 반대로 어렵다고 상담을 요청해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장애인은 본인 의사에 반해 시설에 강제 입소 되는 경우가 많으며 A 씨 사례처럼 시설에서 나와 살려고 해도 가족이나 시설 종사자의 반대에 가로막히는 사례도 많다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설명했다.
끝으로 조 이사는 청구재활원 거주 장애인 12명에 대해 조 이사가 교장으로 활동하는 질라라비장애인 야학에 등교를 중단시킨 일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구재활원 측은 고발과 함께 재활원 거주 장애인의 야학 등교를 중단한 바 있다.
조 이사는 “A 씨가 여러 차례 자립을 하고 싶은데도 가족 반대로 어려워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상담을 2차례 진행했고, 일관되게 자립 의지를 표현했다. 이런 경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지만, 진정 시 가족과 관계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시설, 가족과 먼저 상의해 보겠다고 했다”며 “시설 종사자 쪽에서는 이를 학대 행위라며 고발했다.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를 알린 것이 학대로 폄하돼 가슴 아팠지만, 무혐의가 확인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이사는 “앞으로도 자립을 원하는 시설 거주 장애인 본인의 의사가 연고자나 종사자에 의해 왜곡되거나 가로막히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청구재활원 거주 장애인 야학 학생 12명에 대해 등교 중단 조치한 것은 유감이며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탈시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토대로 악의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한 매일신문에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뉴스민>은 청구재활원 측에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입장과 등교 중지에 대한 후속 조처 계획을 물었다. 청구재활원 측은 불송치 결정 관련 자세한 내용을 아직 전달받지 못해 기다리는 상황이며, 시설 거주인에 대한 등교 중단에 대해서도 경찰 조사 내용을 확인한 다음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